이란과 미국이 이란 핵합의(포괄적공동행동계획, JCPOA) 복원 협상을 진행 중인 가운데, 이란이 그간 요구해온 세 가지 조건 중 두 가지를 철회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24일(현지시각) <시엔엔>(CNN) 등에 따르면 미국 국무부는 이날 유럽연합(EU) 중재안의 이란 쪽 답변에 대한 의견서를 보냈다고 밝혔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성명에서 “알다시피 유럽연합이 제안한 최종안에 대한 이란의 코멘트를 유럽연합을 통해 받았다. 이란 쪽 코멘트에 대한 우리의 검토는 이제 끝났다. 우리도 답변을 오늘 유럽연합에 보냈다”고 말했다. 미국의 의견서는 지난 15일 이란이 유럽연합(EU) 중재안에 답변서를 보낸 지 일주일 만에 나왔다. 나빌라 마스랄리 유럽연합 대변인도 “미국의 서면 의견을 받았고 이를 이란에 보냈다”고 확인했다.
앞서, 지난 22일 조셉 보렐 유럽연합 외교안보 정책 최고대표는 이란이 15일 보내온 답변에 대해 “합리적”이라고 평했는데, 이에 대한 미국의 의견서가 이란에 전달된 것은 협상에서 추가 진전이 있을 것을 시사한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나세르 칸아니 이란 외무부 대변인도 “유럽연합 중재안에 대한 미국의 서면 답변을 받았다. 세부 평가를 마친 뒤 미국의 답변에 대해 언급할 것”이라고 이날 밝혔다.
유럽연합의 최종 중재안에 대해 양국의 의견이 오가는 과정에서 이란은 당초 쟁점이던 세 가지 주장 중 두 가지를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가지 주장은 이란 혁명수비대(IRGC)를 외국 테러 조직으로 분류한 미국의 지정을 철회할 것, 2018년처럼 미국이 다시 한번 핵합의를 일방적으로 파기할 경우 벌칙을 강화할 것,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이란 내 미신고 핵물질 조사 중단이다. 하지만 미 정부 고위 관료는 이날 <시엔엔>에 이란이 그간 핵합의 복원 조건 중 하나로 내세운 미신고 핵물질에 대한 조사 중단 요구를 철회했다고 말했다. 또다른 핵심 요구 사항이던 혁명수비대(IRGC) 테러조직 지정 해제 주장도 이란이 최근 철회했다는 보도가 이미 외신을 통해 나온 상태였다.
이에 따라 핵협상 타결 가능성이 커졌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란의 양보가 있었음을 인정하며 “이란이 양보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에 우리는 불과 몇 주 전에 비해 더 합의에 가까워졌다”라고 말했다.
김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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