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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EU, ‘195조 횡재세’ 구체화…“전력·연료 팔아 ‘기록적 이익’은 잘못”

등록 2022-09-15 13:38수정 2022-09-15 15:21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 유럽의회 연설
“전력·화석연료 기업 초과이윤 분배돼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이 14일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 있는 유럽의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이 14일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 있는 유럽의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

유럽의 에너지난을 극복하기 위해 유럽연합(EU)이 고수익을 얻는 발전 기업과 화석연료 사업자로부터 ‘횡재세’를 징수해 1400억 유로(약 195조원)를 마련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14일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열린 유럽의회 연례연설에서 “우리 시장 경제하에서 이익은 좋은 것이다. 하지만 이런 시기에 전쟁으로 혜택을 받아 기록적 이익을 얻는 것은 잘못됐다”며 “이러한 시기 이윤은 가장 필요한 사람들에게 분배되고 전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럽연합이 이날 발표한 제안서에 따르면 1400억유로 마련 방안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최근 가격이 급등한 가스보다 낮은 비용으로 발전이 가능한 재생 에너지 및 원자력발전 사업자의 전력 요금 수입을 1㎽h당 180유로(25만원) 이하로 제한한다. 이는 최근 유럽 전력 가격의 절반 정도에 해당한다. 이를 초과해서 얻는 이익은 회원국이 해당 회사에서 징수하는 안을 제안했다. 석유·석탄 등 화석연료 사업자의 경우에는 과거 3년 평균 이익의 20%보다 초과한 이익이 발생한 경우, 회원국이 이 중 33%를 연대금으로 징수하는 내용도 들어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이런 방안을 통해 1400억유로 이상을 마련하겠다며 “가격 상한제를 포함해 우리가 추진하는 모든 것은 긴급 및 임시 조처”라고 덧붙였다. 피크시간대 에너지 사용량을 5% 감축해 10% 절전 효과를 거두자는 제안도 했다. 다만, 당초 논의됐던 러시아산 가스 요금 상한제는 의견 수렴이 충분히 되지 않아 제안되지 않았다. 유럽연합 회원국들은 오는 30일 임시 이사회에 위원회의 제안서를 검토할 예정이다.

지난 2월 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가 노르트스트림1 등 유럽으로 가는 가스관을 통한 가스 공급을 대폭 축소하는 ‘에너지 무기화’로 유럽 전역은 에너지난을 겪고 있다. 난방 수요가 높아지는 올겨울 에너지난은 정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유럽연합의 우선순위는 러시아산 가스 의존도를 끝내는 데 있어야 하며, 러시아산 가스의 수입은 이미 지난해 40%에서 현재 9%로 줄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러시아에서 벗어나 미국, 노르웨이, 알제리 등 신뢰할 수 있는 업체로 공급을 다각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유럽의회에서는 우크라이나 지원책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부인인 올레나 젤렌스카가 이 자리 참석했으며, 유럽연합은 우크라이나의 유럽 시장 조기 진입 등 추가 지원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날 우크라이나 국기를 상징하는 노란색과 파란색을 활용한 의상을 입고 연설한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전쟁으로 우크라이나뿐 아니라 유럽 전역과 전 세계에 많은 것이 위태롭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러시아가 벌이고 있는 전쟁은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한 전쟁일 뿐 아니라 우리의 에너지 공급과 경제, 가치, 미래를 상대로 한 전쟁”이라며 “유럽이 용기와 연대를 기반으로 결국 승리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김미향 기자 aro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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