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 밴드인 ’핑크플로이드’의 창립자인 로저 워터스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비판 발언 탓에 폴란드 공연이 취소됐다.
로저 워터스의 폴란드 공연을 주관하는 프로모터인 ‘라이브 네이션 폴란드’는 25일 이 공연을 취소한다고 밝혔다고 <비비시>(BBC)가 보도했다. 회사 쪽은 자세한 이유를 밝히지는 않았으나, 워터스가 최근 우크라이나 대통령 부인에게 보낸 공개편지 때문으로 알려졌다.
워터스는 최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부인 올레나 젤렌스카에게 공개편지를 보내 젤렌스키와 우크라이나 극우 세력들을 비판했다. 그는 편지에서 우크라이나의 “극단적 민족주의자들이 당신 나라를 이 처참한 전쟁의 길로 올려놓았다”고 비판했다. 워터스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돈바스 지역에 평화를 가져오겠다는 선거공약을 지키지 못했다고 비난했다.
이 편지에 대해 젤렌스카는 트위터에 우크라이나를 침공해서 도시를 파괴하고 민간인들을 죽이는 것은 러시아라고 비판했다.
그의 공연이 열리는 폴란드 도시 크라쿠프의 시의원인 우카시 반투흐은 워터스의 공개편지에 반발해 그의 공연 보이콧을 주도했다. 시의회는 오는 28일 워터스를 기피 인물로 선언하는 결의안 채택을 논의한다.
현재 미국 공연 중인 워터스는 폴란드에서의 반발에 대해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봐, 우카시 반투흐, 아이들을 내버려 둬”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 말은 핑크플로이드의 유명한 노래 ’어나더 브릭 인 더 월’의 가사를 패러디한 것이다. 억압적인 교육체제를 비판한 이 노래는 “이봐, 선생님, 아이들을 내버려 둬”라는 가사로 유명하다.
워터스는 프로그레시브 록을 대표하는 싱어송 라이터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영국 대중음악을 대표하는 인물 중의 하나로 비틀스의 존 레논 이후 사회적으로도 큰 영향을 미쳐왔다. 그는 진보적인 사회운동에 참여해왔고, 그의 노래들도 사회비판 성향이 강하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