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적 경제난 이집트·튀니지, IMF 구제금융 받을 듯

15일 튀니지 수도 튀니스에서 대통령 카이스 사이에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대통령 퇴진” 손팻말을 든 시위대의 모습. AFP 연합뉴스

이집트와 튀니지가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을 전망이다. 코로나19 세계적 대확산 사태와 올해 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뒤 세계적 인플레이션이 경제적으로 취약했던 두 북아프리카 국가에 상당한 타격을 입혔기 때문으로 보인다.

국제통화기금(IMF)은 15일 이집트와 구제금융에 관한 실무진 합의를 마무리 짓고 합의 내용을 조만간 발표할 것이라 밝혔다. 국제통화기금은 “최근 논의된 정책에는 이집트가 점진적이고 지속할 수 있도록 외환보유액을 재건할 수 있게 하는 공공 부채 감소, 사회 안전망 확대, 경제 경쟁력 향상 등 통화 및 환율 정책이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모하메트 마이트 이집트 재무부 장관도 16일 “워싱턴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과 세계은행의 합동 연차 총회를 계기로 국제통화기금 실무진과 생산적 논의가 있었다. 모든 정책에 걸쳐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집트에서는 지난 9월 물가상승률 15%를 기록하는 등 물가가 치솟았고 이집트 파운드화 가치도 대폭 하락하고 있다. 인구 1억명이 넘어 아랍권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이집트는 2011년 중동 지역 민주화 운동인 ‘아랍의 봄’ 이후인 2016년 120억 달러 그리고 2020년 80억 달러 국제통화기금의 지원을 받아 위기를 넘겼는데, 또다시 경제위기를 겪고 있는 것이다.

최근 10여년간 만성적 경제난을 겪고 있는 튀니지도 국제통화기금과 19억 달러(약 1조7000억원) 규모의 구제금융을 받기로 잠정 합의했다. 국제통화기금은 성명에서 “확대신용제도(EFF)에 따라 48개월 동안 국가 경제정책을 지원하기로 실무진 차원의 합의에 도달했으며 최종 합의는 12월 국제통화기금 집행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국제통화기금은 새 협정이 튀니지 경제를 안정시키고, 사회 안전망과 조세 형평성을 강화하는 등 개혁을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14일 튀니지 수도 튀니스 서부 노동자 밀집주거지 에타다멘에서 시위대와 보안군이 충돌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튀니지는 지난 9월 물가상승률이 9.1%를 기록하는 등 최근 물가까지 치솟아 만성적인 경제난이 더욱 심화한 상태다. 튀니지는 ‘아랍의 봄’의 발상지이며 아랍의 봄 이후 유일하게 민주화에 성공한 ‘모범생’으로 한동안 꼽혔다. 그러나, 카이스 사이에드 대통령이 지난 7월 대통령 권한을 크게 강화한 헌법 개정안을 통과시켜 정치도 독재로 회귀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으며 반정부 시위 또한 벌어지고 있다.

김미향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