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하르키우주 쿠퍈스크에서 한 남성이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파괴된 쇼핑거리를 걸어가고 있다. 쿠퍈스크/로이터 연합뉴스
러시아군 총사령관이 우크라이나 남부 지역에서의 전쟁 상황이 “쉽지 않다”고 말하면서, 러시아군이 헤르손주 등 남부 지역에서 후퇴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18일(현지시각)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세르게이 수로비킨(56) 총사령관은 국영 <로시야 24>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군이 광범위한 압박을 받고 있으며 어려운 선택을 마주했다. (헤르손 상황) 쉽지 않다”고 말했다.
러시아 항공우주군 총사령관인 수로비킨은 이달 8일 우크라이나 전쟁을 책임지는 러시아군 총사령관으로 임명됐다. 무자비한 공격으로 악명이 높은 수로비킨이 총사령관이 된 직후인 10일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포함해 전역에 미사일 공격을 감행했다.
하지만, 총사령관으로 임명된 뒤 첫 텔레비전 인터뷰에서 “적들(우크라이나군)이 계속해서 러시아군을 공격하려고 시도한다”며 “헤르손에 관한 추가적인 행동이나 계획은 앞으로의 상황에 달려 있는데 쉽지 않다. 어려운 결정을 배제하지 않고 의식적으로 시기적절하게 행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로비킨은 ‘어려운 결정’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영국 <가디언>은 수로비킨의 발언이 “러시아군이 직면한 어려움을 드물게 인정”한 것이라며 “다만 수로비킨이 러시아군의 헤르손 지역 철수를 암시했는지, 혹은 새로운 공습이 있을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헤르손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시작한 직후인 지난 3월 초 점령한 지역이다. 특히 러시아가 2014년 3월 강제병합한 크림반도와 육로로 연결돼 있어 러시아에게는 특히 전략적 중요성이 크다. 이달 초 러시아가 영토 병합을 선언한 동남부 4개 주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하지만 우크라이나군은 올해 여름부터 헤르손 북서부 지역에 대한 공세를 강화해 왔고, 13일에는 우크라이나가 헤르손에서 5개 마을을 되찾았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군이 헤르손 공세에 열을 올리면서 헤르손주의 러시아 점령지 행정수반인 블라디미르 살도는 지난 13일 주민들의 대피를 지시하고 러시아에 지원을 요청했다. 살도 행정수반은 주민들에게 “원한다면 미사일 공격의 결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할 것을 제안한다”며 “다른 지역으로 자녀와 함께 떠나라”고 말했다. 18일 수로비킨의 인터뷰 직후에도 살도는 “헤르손 4개 마을에서 주민들이 우크라이나의 대규모 공격에 대비해 움직이고 있다”고 밝혔다.
조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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