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라네 알리두스티가 11월9일(현지시각)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히잡을 벗은 채 ‘여성, 삶, 자유’라고 쓰인 종이를 든 모습의 사진을 올렸다. 인스타그램 화면 갈무리
이란에서 가장 유명한 여성 배우로 꼽히는 타라네 알리두스티(38)가 “(시위로) 구금되거나 숨진 이들의 가족을 돕겠다”며 히잡 반대 시위에 강한 연대 의사를 밝혔다.
9일(현지시각) 타라네 알리두스티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히잡을 벗은 채 ‘여성, 삶, 자유’라고 쓰인 종이를 든 모습의 사진을 올렸다. 그가 히잡 반대 시위를 공개 지지한 것은 이번 뿐이 아니다. 지난달 6일엔 프랑스 유명 배우 줄리엣 비노쉬가 히잡 반대 시위에 연대하며 자신의 머리를 자르자 그 영상을 인스타그램 계정에 공유하며 “사랑하는 전 세계 예술가 동료들 우리를 지지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침묵을 거부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적었다. 이어 “자유를 찾기 위해 목숨을 걸고 있는 이란 여성과 젊은이들과 계속 함께 해주십시요. 여성, 삶, 자유.”라고 썼다.
며칠 전엔 인스타그램을 통해 시위로 구금되거나 숨진 이들의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잠시 일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나는 일을 그만두고 남아서 감옥에 갇힌 사람들과 숨진 사람들의 가족들을 지원할 것이다. 그들의 옹호자가 될 것”이라며 “나는 조국을 위해 싸울 것이며 제 권리를 옹호하기 위해 어떤 대가라도 치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자신은 어떤 외국 여권이나 거주지도 갖고 있지 않다며 “여기에 남아 있을 것이고 떠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타라네 알리두스티는 2016년 칸 영화제와 2017년 아카데미영화제에서 수상한 작품 <세일즈맨>(2016)에서 주인공 ‘라나’ 역할을 맡은 배우다. 그는 ‘이란의 나탈리 포트만’이라 불리는 이란에서 가장 유명한 배우로 꼽힌다. 10대 때부터 연기를 시작해 2002년 이란 파즈르 국제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는 등 어린 시절부터 두각을 보였다. 올해 뮌헨 국제영화제에서 수상한 영화 <레일라의 형제들>에도 주연으로 출연했다.
영국 <가디언>은 알리두스티가 이란에서 여성의 권리를 포함해 폭넓은 인권을 위해 싸워온 인권 옹호자로 알려져 있다고 전했다. 2019년 기름값 인상에 반대하며 불거진 반정부 시위가 이란 전역을 흔들었을 때는 “이란인들은 시민이라기보다는 ‘수백만 명의 포로’”라고 말하며 시위대를 진압하는 정부를 비판했다.
김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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