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의 번화가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해 경찰과 구급차가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튀르키예의 최대 도시 이스탄불의 번화가에서 주말 오후 의문의 폭발 사고가 발생해 최소 6명이 숨지고 81명이 다쳤다.
13일(현지시각) <에이피>(AP)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이스탄불의 대표 명소인 베이욜루 지역 이스티크랄 거리에서 순식간에 화염이 치솟는 폭발이 발생했다. 폭발 당시 촬영된 영상을 보면, 갑자기 쾅하는 소리가 들리고 보행자들이 순간 공포에 질려 달아나는 모습이 담겼다. 푸앗 옥타이 튀르키예 부통령은 이번 사고로 6명이 숨지고 81명이 다쳤으며 부상자 중 두 명은 중태라고 밝혔다.
사고가 발생한 이스티크랄 거리는 한국 관광객들이 ‘이스탄불의 명동’이라 부를 정도로 많은 이들이 찾는 이스탄불 최대의 번화가다. 주요 공공기관, 호텔, 명품 상점, 음식점 등이 밀집해있으며 핵심 관광지인 탁심 광장으로 연결된다. 튀르키예 정부는 이번 사건을 주말 인구 밀집 지역에 누군가 의도적으로 폭탄을 터뜨린 ‘테러 행위’로 규정한 뒤 조사를 진행 중이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출국하기 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스탄불 주지사에게서 들은 정보에 따르면 테러의 냄새가 난다”며 “테러를 통해 튀르키예 국민을 패배시키려는 노력은 어제와 마찬가지로 내일도 실패할 것”이라고 말했다.
튀르키예 정부는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 국가’(IS)나 쿠르드계 분리주의 무장조직 등이 이 사건의 배후에 있을 가능성을 살피고 있다. 베키르 보즈다그 법무장관은 튀르키예 방송에 나와 수사관들이 폭발 현장의 벤치에서 40분 가량 앉아 있던 한 여성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튀르키예 정부는 폭발은 이 여성이 자리를 뜨고 몇 분 후 일어났다고 보고, 그의 신원과 배후를 밝히기 위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이번 폭발 사고는 최근 수년간 비슷한 폭발 사고가 발생해온 튀르키예의 치안 상황에 대한 우려를 재상기시키고 있다고 <에이피>는 전했다. 튀르키에는 2015~2017년 사이 이슬람국가와 쿠르드족 무장세력들이 자치권이나 독립성을 요구하며 잇따라 폭탄 테러를 일으켜 왔다.
김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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