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오데사에서 한 상인이 러시아의 미사일 공습으로 정전이 된 가게에서 촛불을 켜고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오데사/로이터 연합뉴스
러시아가 원유 가격상한제 첫날 우크라이나에 미사일 공습을 퍼부었다.
5일(현지시각)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수도 키이우를 포함해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공습경보가 울렸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으로 적어도 4명이 사망했다”며 미사일 70여발 가운데 60발을 격추했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이번 공습 역시 기반시설을 목표로 한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 포스트>에 따르면 러시아의 공격으로 남부 항구도시 오데사의 수도 공급과 일부 대중교통이 차단됐다. 수도 키이우에서도 비상조치로 가구 40%의 전력 공급이 중단된 상태로 전해졌다. 이밖에 우크라이나 전역 곳곳에서 공습으로 인한 정전이 발생했다.
<로이터> 통신은 “새로운 미사일 공격은 우크라이나가 이전에 발생한 기반시설 파괴를 복구하고 긴급 정전 종료를 앞둔 가운데 발생했다”며 “이번 공습으로 우크라이나 일부 지역은 얼어붙은 어둠 속으로 빠져들게 됐다”고 전했다.
이날은 유럽연합(EU)과 주요 7개국(G7), 오스트레일리아가 러시아산 원유 가격상한제(배럴당 60달러)를 도입한 첫날이었다. 러시아는 제재 전부터 가격상한제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며, 제재에 동참하는 이들은 러시아산 원유 없이 겨울을 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해 왔다.
한편 앞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드론이 러시아의 랴잔 군사기지와 엥겔스 공군기지 두 곳을 공격해 군인 3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두 기지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무려 각각 700㎞, 1000㎞나 떨어져 있다. 특히 라잔 군사기지와 러시아의 수도 모스크바 사이 거리는 180㎞에 불과하다.
우크라이나는 이번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임을 명확히 인정하지는 않았다. <뉴욕 타임스>는 “이 공격은 러시아의 중심부에서 싸울 준비가 됐다는 우크라이나의 의지를 보여줬다”며 “우크라이나는 처음으로 그런(러시아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장거리 공격 능력이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전했다.
조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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