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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영국, 30년 만에 새 탄광 허가…환경단체 “끔찍한 결정”

등록 2022-12-08 14:49수정 2022-12-08 15:01

철강생산용 연 300만t 생산 규모
앞으로 50년동안 운영할 계획
영국 잉글랜드 북서부 컴브리아주 주민 일부가 지난해 10월 ‘서컴브리아 탄광’ 승인 여부를 검토하기 위한 실사단 방문을 앞두고 탄광 승인 지지 시위를 벌이고 있다. 화이트헤이븐/AP 연합뉴스
영국 잉글랜드 북서부 컴브리아주 주민 일부가 지난해 10월 ‘서컴브리아 탄광’ 승인 여부를 검토하기 위한 실사단 방문을 앞두고 탄광 승인 지지 시위를 벌이고 있다. 화이트헤이븐/AP 연합뉴스

영국이 30년 만에 신규 탄광 개발을 허가해 환경단체 등의 강력한 반발을 사고 있다.

영국 균형발전·주택·공동체부가 7일(현지시각) 잉글랜드 북서부 컴브리아주의 ‘서컴브리아 탄광’ 사업을 승인했다고 <비비시>(BBC) 방송 등 영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이 사업은 컴브리아주 화이트헤이븐에 앞으로 2년 동안 1억6500만파운드(약 2650억원)을 들여 23만㎢ 규모의 탄광을 개발하는 것이며, 탄광 운영 기간은 50년이다. 균형발전부 대변인은 “이 탄광에서 생산된 석탄은 발전소의 연로가 아니라 철강 생산에 사용될 것”이라며 “탄광은 운영 과정에서 순 탄소배출량 0을 추구할 것이며 이 지역 내 고용과 경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영국에서는 지난 2015년 마지막 남은 지하 탄광이 폐쇄된 바 있다.

탄광 개발 업체인 ‘우드하우스 탄광’은 2014년 이 탄광 개발 계획을 처음 발표했으며, 발표 직후부터 영국 정부 내 기후 자문 기관, 환경단체, 야당 등의 비판을 받았다. 이 탄광 사업은 2020년 지방의회의 승인을 받았지만, 중앙 정부는 지난해 초 탄광을 개발할 경우 온실 가스가 증가할 것이라는 자문 결과가 나오자 승인 절차를 중지했었다.

영국 정부는 이 탄광을 허가하지 않으면 철광석을 녹이는 데 필요한 석탄을 수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탄광이 정상 운영에 들어가면 한해 300만t의 석탄을 생산하게 될 전망이며 이는 영국 전체 소비량의 18%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하지만, 철강 업계 관계자조차 철강 생산용 석탄 개발은 불필요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론 딜란 전 영국철강 최고경영자는 철광 생산용 석탄은 시장에서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며 “영국 철강산업에 필요한 것은 전기로나 (석탄을 대체할) 수소 등 녹색 부문 투자”라고 지적했다.

정부 자문기관인 ‘기후변화위원회’(UKCCC)도 이 탄광에서 생산되는 석탄의 85%는 외국으로 수출될 것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존 거머 기후변화위원회 위원장은 성명을 내어 “석탄 사용을 계속 줄여가는 것은 탄소 중립으로 가는 전세계의 노력에서 가장 명백하게 필요한 조처”라며 “이번 결정은 탄소 배출 증가를 부를 것”이라고 비판했다.

환경 단체들은 더욱 강하게 비판했다. ‘지구의 친구들’은 이번 결정이 “끔찍한 것”이라고 논평했다. 이 단체의 서컴브리아 지부 조정관 루스 밸로그 박사는 “이런 근시안적 결정은 기후와 이 지역의 복지에 나쁜 소식”이라며 “서컴브리아 지역에는 더러운 탄광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녹색 일자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영국 정부는 지난해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를 글래스고에서 개최하는 등 기후변화 대응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으나, 보리스 존슨 총리가 지난 9월 물러난 이후엔 기후변화 대응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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