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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영국 앰뷸런스 멈춰섰다…“업무 강도 해결하라” 파업 돌입

등록 2022-12-22 11:32수정 2022-12-22 11:54

구급대원 수천명 파업…“인력 모자라 대기시간 충격적”
영국 공공서비스 대표 노조인 유니손(UNISON)의 크리스티나 맥애니아 사무총장이 21일 영국 런던 워털루가에 위치한 런던구급서비스본부 앞에서 구급대원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영국 공공서비스 대표 노조인 유니손(UNISON)의 크리스티나 맥애니아 사무총장이 21일 영국 런던 워털루가에 위치한 런던구급서비스본부 앞에서 구급대원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영국에서 30년 만에 응급환자를 이송하는 구급대원 수천명이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최대 규모의 파업을 벌였다. 구급대원들은 국민보건서비스(NHS)가 위축되며 수많은 노동자들이 일터를 떠나고 남은 이들의 업무 강도는 전례 없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21일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영국 공공서비스 최대 노조인 유니손(UNISON)에 소속된 국민보건서비스(NHS) 런던구급서비스지부 등은 이날 12시간 업무를 중단했다. 이들은 지난 19일 누리집에 파업 예고 성명을 띄우고 “21일 정오부터 자정까지 12시간 동안 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이어 “파업 당일 앰뷸런스 차량은 소수만 운행될 예정으로 생명의 위협에 놓인 환자만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응급환자가 아닐 경우 대체 교통편을 마련하라”고 공지했다.

이날 런던구급서비스본부 앞에서 시위에 나선 크리스티나 맥애니아 유니손 사무총장도 “국민보건서비스가 위축되며 구급대원들과 의료진들이 떼를 지어 일터를 떠나고 있다”면서 “남겨진 직원들에게 추가 압박이 가해지고 있다. 직원들을 모집하고 유지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런던구급서비스는 이날 응급전화를 받는 콜서비스팀만 업무를 이어갔다. 영국 정부는 파업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군인 750명을 동원해 구급차 운전과 물류 이송 등의 업무에 투입하며 대응했다.

영국은 지난 10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연 11.1%를 기록하며 41년 만에 최고의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다. 간호사, 구급대원 등 공공 부문 필수 노동자들은 물가 상승에 맞춰 임금을 인상하라고 요구 중이다. 하루 전인 20일 잉글랜드의 왕립간호대학(RCN) 소속 수천명의 간호사들도 지난 15일 첫 파업에 이어 다시 파업을 벌였다. 영국에서 간호사들의 대규모 파업은 100여년만의 일이다.

영국 남부 크롤리에서 일하는 구조대원 키어스틴 리드(24)는 <아에프페>(AFP) 통신에 “우리는 마땅히 받아야 할 만큼 충분한 보수를 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12시간 근무 동안 휴게시간 30분이 있지만, 12시간만 일하는 경우는 거의 없고 대개 초과 근무를 한다”며 “인력이 모자라다 보니 응답 시간이 충격적으로 길다”고 지적했다. 구급대원 팀 스티븐스(44)도 <로이터> 통신에 “모든 구급대원에게 가해지는 업무 압박이 전례가 없는 수준”이라며 “우리는 작업 강도를 따라잡을 수 없다. 구급차에서 환자들은 몇 시간씩 계속 기다리는 게 일상”이라고 말했다.

영국 정부는 공공 부분에서 잇따르는 파업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다”며 추가 파업을 막기 위한 합의에 도달하지 않는 한 환자들의 위험이 악화될 것이라 경고했다. 스티브 바클레이 영국 보건사회부 장관은 “공공 부문은 상식을 가져야 한다”며 “이번 조치는 국민보건서비스(NHS)가 코로나19와 독감 환자들이 넘처져 이미 큰 압박에 직면해 있을 때 나온 것”이라고 비판했다. 장관은 대중들에게 각별히 주의할 것을 촉구하고 다칠 위험이 있는 스포츠와 불필요한 자동차 여행을 피하라고 제안했다.

한편, 이날 런던철도회사 유로스타의 하청 보안직원들은 사쪽으로부터 10~30%의 임금 인상을 확답 받고 22일부터 이틀 예정돼있던 파업을 철회했다. 영국 최대 운송노조 아르엠티(RMT) 믹 린치 사무총장은 “노동자들이 개선을 위해 열심히 싸운 결과 우리가 성공했다. 사쪽은 근로조건 개선을 약속하고 기존 병가수당 등도 재검토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미향 기자 aro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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