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의 극단적인 비용 절감 주문 탓에 트위터 직원들이 화장지까지 챙겨 출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AFP 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 자리한 소셜미디어 업체 트위터의 본사 건물에서 악취가 진동하고, 더러워진 화장실에는 휴지마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0월 말 이 업체를 인수한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극단적인 비용 절감에 나선 탓이다.
31일 <뉴욕타임스>의 보도를 종합하면, 지난 10월 말 트위터를 인수한 직후부터 머스크 최고경영자는 비용 절감을 내세워 사무실 임대 계약과 청소·경비를 포함한 각종 용역 계약을 전면 재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트위터 쪽이 재계약을 요구하며 임대료 지불을 일방적으로 중단한 시애틀 등 일부 지역에선 사무실에서 강제로 쫓겨날 처지로 내몰리고 있다.
신문은 내부 사정에 밝은 소식통 2명의 말을 따 “최근 트위터는 뉴욕 사무실 소속 청소 노동자 전원과 경비 노동자 10명을 해고했다. 뉴욕에 있는 사무실 2곳 가운데 1곳을 폐쇄할 것임을 예고한 것”이라고 전했다.
샌프란시스코에 자리한 본사 상황은 더욱 열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위터 쪽은 본사 사무실 임대료도 지불을 미루고 있는 가운데 최근 기존 사무실 4개 층을 폐쇄하고, 업무 공간을 2개 층으로 줄였다. 또 12월 들어선 청소·경비 용역업체 노동자들이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에 나섰다는 이유로 계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했다.
신문은 전·현직 직원 4명의 말을 따 “사무 공간이 비좁아지면서 직원들이 먹고 남긴 음식물 냄새 등이 진동을 하고, 화장실도 갈수록 더러워지고 있다”며 “청소업체 계약마저 파기한 탓에 일부 직원들은 집에서 화장지까지 챙겨 출근할 지경”이라고 전했다.
앞서 지난 10월27일 440억달러(약 62조원) 규모의 트위터 인수 계약을 마무리한 머스크 최고경영자는 곧바로 대대적인 감원에 나서 직원 절반을 해고했다. 또 비용 절감을 이유로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에 자리한 데이터 센터까지 폐쇄하면서, 내부 시스템 불안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트위터의 신뢰·안전 책임자인 엘라 어윈은 <뉴욕타임스>에 “지난 24일 밤엔 불법·유해 게시물을 걸러내는 시스템이 잠시 먹통이되기도 했다”고 전했다.
정인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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