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성지순례 담당 부처 관계자가 9일 올해 성지순례 관련 규정을 발표하고 있다. 사우디 성지순례부 트위터 계정 갈무리
코로나19 세계적 대확산(팬데믹) 이후 제한된 인원만 참가할 수 있었던 이슬람교 성지 순례인 ‘하지’(Hajj)가 올해 전면 허용된다.
사우디아라비아의 하지 담당 부처인 성지순례부는 9일 제다에서 올해 하지 관련 규정을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고 <에이피>(AP) 통신 등이 전했다. 타우피크 빈 파우잔 알라비아 성지순례부 장관은 “좋은 소식 두 가지를 전해 드린다. 첫 번째,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처럼 순례자들의 수와 나이 제한 등이 사라진다. 두번째, 요구 조건을 충족하는 한 허가된 회사라면 모두 성지순례 관련 계약을 맺을 수 있다”고 발표했다. 하지는 무슬림이 사우디아라비아 메카 신전을 찾는 성지 순례로 이슬람력으로 마지막 달인 ‘순례의 달’이 시작된 뒤 10일 이내에 이뤄진다. 무슬림은 체력과 경제적 여유가 있다면 평생에 한 번은 하지에 참여해야 하는 것이 의무다.
올해 하지는 6월26일께 시작되며 방문객은 코로나19 대유행 이전 때처럼 백신 접종 여부나 연령, 국적 제한 없이 사우디 방문이 가능하다. 각국 민간 여행사도 허가를 받으면 성지순례 관련 상품 판매가 가능해진다. 올해 사우디 당국은 성지순례를 위한 방문 비자 기간을 30일에서 90일로 늘린다. 이 비자 소지자는 사우디 전역을 돌아다닐 수 있다.
하지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한 자리에 모이는 행사로 꼽힌다. 팬데믹 이전에는 해마다 수백만명이 메카에 모였다. 하지만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된 2020년 사우디는 사회적 거리두기의 일환으로 순례객을 약 천 명으로 제한했다. 2021년에는 사우디에 거주하는 6만명으로 인원 수를 제한했다. 지난해에는 외국인 성지순례객을 허용하고 인원을 100만명으로 완화했지만, 18∼65살 코로나19 백신 접종자만 참여할 수 있었다.
사우디 언론들은 올해 성지순례객이 예년 수준을 회복해 수백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김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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