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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원조 손길도 못 닿는데…“시리아서 최소 9300명 사망”

등록 2023-02-13 10:38수정 2023-02-13 11:25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왼쪽)과 그의 아내(오른쪽)가 11일 북서부 피해 지역인 자블레에 도착했다. 타스 연합뉴스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왼쪽)과 그의 아내(오른쪽)가 11일 북서부 피해 지역인 자블레에 도착했다. 타스 연합뉴스

세계보건기구(WHO)가 강진 피해를 입은 시리아 사망자가 현재 집계된 수치보다 훨씬 많은 1만명에 가까울 것이라고 추정했다. 12년째 내전이 진행 중인 시리아의 지진 피해는 제대로 파악되지 않고 있고 구호물자 전달도 어려운 상태다.

12일(현지 시각) 세계보건기구(WHO)는 시리아의 수도 다마스쿠스에서 화상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시리아의 지진 사망자 수가 현재까지 잠정 9300명에 이를 것이라 밝혔다. 세계보건기구 중동 비상대응국장 릭 브레넌 박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부의 영향권 지역에서 4800명이 사망하고 2500명이 부상했으며, 반군 영향권 지역에서 4500명이 사망하고 7500명이 부상한 것으로 집계된다”고 말했다고 영국 <스카이> 방송 등이 전했다. 이어 그는 “지금 당장 정확한 사상자 수를 예측할 방법은 없다”고 덧붙였다. 피해 지역들에 대한 접근성이 점차 개선되면서 사망자 수가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릭 브레넌 박사는 시리아 북서부의 알레포와 라타키아에서 지진 후 약 35만명의 사람이 집을 잃은 상태라고 밝혔다. 그는 이들을 보살피는 것만으로도 대규모 사업이 될 것이라며, 많은 이재민이 모스크와 교회에 수용되고 있지만 초만원 상태라고 덧붙였다.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지진 발생 5일만인 11일 피해 지역인 북서부 자블레에 건물 잔해가 치워진 뒤 도착했다. 타스 연합뉴스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지진 발생 5일만인 11일 피해 지역인 북서부 자블레에 건물 잔해가 치워진 뒤 도착했다. 타스 연합뉴스

시리아의 사상자 수가 기존 예상을 훨씬 뛰어넘을 것으로 보이지만 구호품 전달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주요 피해 지역인 서북부 반군 장악 지역에는 재난 발생 나흘만인 지난 9일에야 첫 유엔 구호 물품이 트럭 여섯 대를 통해 전달되기 시작했다. 12일 룰라 아민 유엔 인권 고등판무관실(OHCHR) 대변인은 “인도주의 단체 트럭 20대가 튀르키예 국경에서 시리아 북부로 들어갔다”고 밝혔다. 막대한 피해 규모를 고려해 볼 때 지원 규모는 극히 적다.

유엔은 원활한 지원을 위해 튀르키예에서 시리아 국경을 통과하는 유일한 육로인 ‘밥 알하와’ 외에 추가 통로 개방을 요구하고 있다. 마틴 그리피스 유엔 구호위원장은 국경에서 트위터를 통해 “지금까지 시리아 북서부의 사람들은 버림받았다고 느낄 것”이라며 “우리의 임무는 가능한 한 빨리 이런 원조 실패를 바로잡는 것”이라고 밝혔다. ‘화이트 헬멧’이라고 불리는 구조단체인 시리아민간방위대도 ‘밥 알하와’ 통로만으론 시리아 북서부로 충분히 원조를 전달하기 어렵다고 토로해왔다.

미국 정부는 12일 시리아 정부와 모든 집권 세력이 모든 국경 교차점을 통해 구호물자를 지체없이 통과시키라고 요구했다. 12일 댄 스토에네스쿠 유럽연합(EU) 시리아 특사도 트위터에 “인도주의적 원조 전달을 정치화하지 말자. 선의로 행동하자”며 “지금 피해지역으로 가는 교차로를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수천명의 이재민이 피난처가 없어 알레포, 라타키아에서 다마스쿠스까지 가고 있다고 적었다.

알아사드 대통령은 지진 발생 후 시간이 흐른 뒤인 10일 북서부 피해 지역 알레포와 11일 자블레를 방문했다. 12일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 사무총장은 다마스쿠스에서 “오늘 오후 알아사드 대통령을 만났다. 알아사드 대통령은 비상사태를 위해 국경을 넘는 추가 접근 지점 개방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김미향 기자 aro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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