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우크라이나 전쟁의 격전지 중 한 곳인 도네츠크 바흐무트 지역에 주민들이 도로를 걷고 있다. AP 연합뉴스
최근 일주일 사이 러시아군 사상자 규모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초기 이후 가장 큰 것으로 추정됐다.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상황 때문으로 보인다.
영국 국방부는 12일(현지시각) 트위터에 우크라이나 정부가 날마다 발표하는 러시아군 사상자 통계를 인용해 “지난 7일 동안 러시아군의 하루 평균 사상자가 824명으로 지난해 6∼7월의 4배 이상”이라는 글을 올렸다. 우크라이나 전쟁 전황을 주기적으로 트위터에 공개하는 영국 국방부는 “격전지였던 도네츠크 지역의 불레다르와 바흐무트가 전형적 예”라며 ”러시아군의 사상자 증가는 훈련된 인력의 부족, 조율의 부족, 전방에 보내는 자원의 부족 등 여러 요인 때문으로 보인다”고 적었다.
또한, 영국 국방부는 “우크라이나의 통계를 검증할 수 없지만 흐름은 정확한 것 같다”며 “우크라이나 또한 높은 희생률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전면 침공이 시작된 지난해 2월24일 이후 러시아군 사망자가 13만7780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당국자들이 러시아군이 공세를 강화하기 시작했다고 주장한 시기와 러시아군 사상자의 증가 시기가 겹친다고 영국 <비비시> (BBC)방송은 이날 전했다. 가장 치열한 전투는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의 바흐무트 주변에서 진행되고 있다.
러시아 용병 부대 바그너(와그너)그룹의 수장 에브게니 프리고진은 12일 텔레그램에 “오늘 바그너 부대가 (바흐무트 인근) 크라스나 호라 정착촌을 점령했다”면서 “반경 50㎞ 안에 와그너 부대원만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주장은 러시아군 내에 정규군과 바그너그룹 사이에 경쟁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을 짐작할 수 있다고 방송은 전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1년이 되는 오는 24일을 기점으로 러시아군이 대규모 공세에 나설 것이라는 우려도 끊이지 않는다. 우크라이나 국방부 장관 올렉시 레즈니코프는 침공 1년이 되는 오는 24일께 러시아가 새로운 공격을 해올 것이라 주장한 바 있다.
러시아는 이날도 공습을 계속했다. 12일 <에이피>(AP) 통신은 이날 아침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남동부 드니프로페트로브스크주 니코폴을 포격해 1명이 사망하고 주택 4채, 직업 학교, 수도 시설이 파괴됐다고 주지사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같은날 우크라이나 제2도시 하르키우에서도 러시아 S-300 미사일 3발이 밤새 인프라 시설을 타격해 1명이 다쳤다고 지역 주지사가 말했다.
김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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