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중부 라리사 인근에서 열차 충돌 사고가 발생해 그리스 경찰과 응급구조 대원들이 열차의 잔해 밑에서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라리사/AFP 연합뉴스
그리스 중부에서 승객 350명을 태운 여객 열차와 화물 열차가 정면 충돌해 수십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지난달 28일(현지시각) 발생했다.
이날 <에이피>(AP) 통신 등은 그리스 중부 테살리아주 라리사 인근에서 28일 밤 여객 열차와 화물 열차가 정면 충돌해 여객 열차가 탈선하고 화재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그리스 현지 경찰과 소방 당국은 이 사고로 현재까지 40명이 숨지고 85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여객 열차는 수도 아테네에서 출발해 그리스 제2도시 테살로니키를 향해 북쪽으로 달리고 있었고, 화물 열차는 북부 테살로니키에서 남쪽을 향해 중부 라리사로 가고 있었다. 고속으로 달리던 두 열차가 사고 순간 충돌하며 ‘꽝’하는 굉음과 함께 거대한 흰색 연기가 하늘로 솟아 올랐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탈선된 열차는 객차 창문이 깨지고 검게 그을리는 등 심하게 훼손됐다. 여전히 많은 이들이 부서진 열차의 잔해 밑에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리스 구조 당국 대변인은 “두 열차의 충돌이 너무 심각해 매우 어려운 상황에서 수색 작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리스 라리사 인근 템피 계곡 인근에서 열차 탈선 사고가 발생해 그리스 경찰과 응급구조 대원들이 열차의 잔해 밑에서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AFP 연합뉴스
여객 열차에 타고 있던 승객 상당수는 대학생들이었다고 그리스 당국이 밝혔다. 춘제 카니발 시즌을 맞아 공휴일인 27일부터 아테네에서 황금연휴를 즐기고 귀향하던 젊은이들이 주로 변을 당했다. 이번 사고로 사망한 이들 중 열차 운전사 등 철도 회사 직원도 8명 포함됐다. 미나 가가 보건부 차관은 “이해하기 힘든 끔찍한 비극이다. 희생자들의 유가족들에게 유감을 전한다”고 밝혔다. 그리스 정부는 1일부터 사흘간을 국가 애도기간으로 정했다.
생존자들은 차량 창문을 깨고 탈출했다. 부상이 경미한 약 250명은 당초 목적지 테살로니키로 버스로 이동했다. 열차의 네 번째 차량에 타고 있던 한 10대 승객은 <에이피>에 유리창을 가방으로 깨고 가까스로 탈출했다고 말했다.
날이 밝으며 군과 중장비를 동원한 수색 작업이 진행돼 사상자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대형 크레인이 탈선한 열차 객실을 들어 올리고 구조대는 잔해 밑에서 생존자를 찾고 있다. 경찰은 사고 경위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 열차 충돌의 원인은 현재 밝혀지지 않았다.
김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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