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세번째 항공모항 푸젠함이 지난해 6월 상하이 장난조선소에서 진수되는 모습이 <중국중앙텔레비전>(CCTV)을 통해 방송되고 있다. AP 연합뉴스
일본의 방위예산 대폭 증액 등 잇따른 미-일 동맹 강화 흐름에 맞서기 위해 중국이 올해 국방예산을 7% 넘게 증액할 것으로 보인다고 중국 관영 매체가 보도했다. ‘대만해협’을 사이에 두고 치열하게 맞서고 있는 미-일 동맹과 중국 사이 군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 관영 <글로벌 타임스>는 2일 중국 군사전문가들을 취재해 올해 중국의 국방예산 증가율이 2022년보다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중국의 지난해 국방예산은 1조4500억위안(약 2100억달러, 276조원)으로, 2021년 1조3500억위안보다 7.1% 증가했다. 전문가들 예상대로라면 올해 중국 국방예산 증가율은 이보다 더 높아 7% 초중반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2015년 이전에는 매년 국방예산을 전년 대비 10% 이상 늘렸으나, 2016년부터는 증가율을 한자릿수대로 유지해왔다. 지난 3년(2020~2022년) 동안엔 각각 6.6%, 6.8%, 7.1%의 증가율을 보여왔다. 중국은 오는 5일 개막하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때 국방예산을 포함한 올해 정부 예산을 확정하게 된다.
중국 유명 군사전문가 쑹중핑은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미-중 갈등 격화 △일본의 무장 등을 거론하며 “이런 비우호적 상황에서 중국은 새로운 무기 및 장비 조달과 실전 위주의 훈련을 강화하고, 부대 복지를 개선하는 등 군대의 전투 준비 태세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이 모든 것에는 추가 재원 투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군사전문가 푸첸사오도 “중국은 올해도 국방예산을 안정적으로 확대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군사비 지출 세계 1위인 미국의 국방수권법상 2023회계연도 국방예산은 8170억달러(약 1079조원)로, 2022년 7730억달러에서 5.7% 증가했다. 중국에 견줘 증가율은 다소 낮지만, 전체 규모로는 3배 이상으로 압도적이다. 국방비 지출 세계 3위는 인도로 2023년 국방비 예산을 전년보다 13% 증액한 5조9400억루피(약 94조원)로 정했다. 중국은 인도와 서쪽 변방 지역에서 영토 분쟁을 벌이는 등 군사적인 갈등을 겪고 있다.
더 신경 쓰이는 존재는 최근 중국을 겨냥해 ‘적기지 공격 능력’을 확보하고 방위예산을 5년 안에 현재의 2배 수준으로 높이겠다는 일본이다. 일본은 올해 방위예산을 전년(5조4005억엔)보다 26%나 많은 6조8천억엔(약 66조원)으로 증액했다. 일본은 이에 멈추지 않고 2027년엔 방위예산을 국내총생산(GDP)의 2% 수준인 11조엔까지 늘릴 예정이다. 한국의 올해 국방예산은 전년보다 4.6% 증가한 57조1천억원이다.
<글로벌 타임스>는 중국 국방예산은 수년 동안 국내총생산의 약 1.3%를 유지했는데, 이는 3.5% 수준인 미국에 비해 훨씬 낮다고 전했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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