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제1야당인 공화인민당(CHP) 대표이자 야권 연합 공동 대통령 후보인 케말 클르츠다로을루(중앙)가 아내(오른쪽 끝), 에크렘 이마모글루(오른쪽) 이스탄불 시장, 만수르 야바스(왼쪽) 앙카라 시장과 함께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5월 치러질 튀르키예 대선에서 레제프 타이이안 에르도안 현 대통령에 대항할 야권 단일후보로 튀르키예 제1야당인 공화인민당(CHP)의 케말 클르츠다로을루(74) 대표가 확정됐다.
7일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튀르키예 야당 6자 연합은 하루 전 6일 밤 앙카라에서 클르츠다로을루 대표를 야권 공동 후보로 추대한다고 밝혔다. 클르츠다로을루 후보 “우리는 도덕과 정의의 규칙을 함께 확립할 것이며, 협의와 타협으로 튀르키예를 통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선은 오는 5월 14일 열린다.
야당 6자 연합은 에르도안 대통령이 20년 이상 이어온 1인자 정치에 맞서 의회주의를 되살리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야당 6자 연합 대표들은 이날 11개의 조항에 합의하고 의회 강화를 약속했다고 밝혔다. 에르도안은 지난 2010년 개헌을 해 대통령 권한을 강화해 이전까지 의원내각제였던 정치 체제를 대통령제로 바꾸어 놓았으며, 총리 시절까지 포함해 20년간 집권 중이다.
야권 단일 후보 자리를 놓고 클르츠다로을루와 막판까지 경쟁한 에크렘 이마모글루 이스탄불 시장, 만수르 야바스 앙카라 시장은 그가 당선되면 부통령으로 정치를 함께 하기로 합의했다. 지난 3일 야당 6자 연합의 탈퇴를 선언했던 메랄 악셰네르 좋은당 대표도 합류했다. 이날 클르츠다로을루 후보의 출마 연설에는 두 시장도 함께 나와 무대 위에 섰다. 악셰네르 좋은당 대표, 테멜 카라몰라올루 행복당 대표 등도 함께 했다.
튀르키예 야권 공동 후보로 추대된 제1야당 공화인민당(CHP) 대표 케말 클르츠다로을루가 출마를 확정하며 6일 앙카라에서 연설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클르츠다로을루 후보는 오랜 세월 에르도안의 정치적 대항마였으나 대중을 사로잡는 카리스마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다. 영국 <가디언>은 그를 ‘책벌레 관료’라고 설명했다. 공무원, 경제학자 출신인 클르츠다로울루 후보는 합의를 중시하는 성품으로 ‘튀르키예의 간디’라는 별명도 있다. 미국 중동연구소의 튀르키예 담당자 고눌 톨은 <로이터> 통신에 “지지자들은 그가 윤리적 관료로 명성을 얻었다는 점을 강조한다”면서 “그는 튀르키예 민주주의를 되살린 사람으로 정치 경력을 마무리하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클르츠다로을루 후보가 정치 경력 내내 에르도안의 그늘에 갇혀있었다며, 전직 관료인 그가 20년 동안 12번 이상의 선거에서 승리를 거둔 최장수 지도자 에르도안을 이길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고 통신은 전했다.
김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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