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모잠비크 퀴리마네 한 마을 주민이 열대성 폭풍으로 파괴된 가옥에서 옷가지를 줍고 있다. EPA 연합뉴스
강한 바람과 집중 호우를 동반한 사이클론(인도양에서 생성되는 열대 저기압) ‘프레디’가 아프리카 대륙 동남부를 강타하면서 최소 100명 이상 숨지고 수백명이 다쳤다고 13일 <아에프페>(AFP)통신 등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프레디는 지난달 6일 아시아 해역에서 형성된 뒤 인도양을 가로 질러 서쪽으로 이동하며 2월 아프리카 동남부에 도착했다. 이후 마다가스카르, 모잠비크, 말라위 순으로 서진하며 수많은 사상자를 내고 있다. 지난달 21일 마다가스카르를 한 차례 강타한 뒤 11~13일엔 모잠비크와 말라위를 연이어 강타했다. 프레디의 영향으로 지금까지 말라위 99명, 모잠비크 17명, 마다가스카르 18명 등 최소 134명이 사망했다고 <데페아>(dpa) 통신은 전했다.
찰스 칼렘바 말라위 재난관리국장은 이번 폭풍으로 99명이 숨졌고 이 가운데 85명은 남부의 주요 상업 중심지 블랜타이어에서 숨진 것이라고 밝혔다. 또 134명이 다치고 16명이 실종됐다. 마리온 페차이레 국경없는의사회(MSF) 사무국장은 <로이터> 통신에 “블랜타이어 중앙병원은 이날 오후까지 최소 60구의 주검을 접수했다. 부상자 200여명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곳 가옥 대부분은 진흙 집이며 그 위 양철 지붕을 덮은 것이다. 강력한 폭풍으로 지붕 떨어져나가 사람들 머리 위로 떨어졌다”고 했다. 말라위 구조당국은 여전히 비가 내리고 정전된 상태에서 구조대가 블랜타이어 인근 현장을 수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12일 열대성 폭풍이 강타한 모잠비크 중부 항구도시 퀴리마네에서 한 남성이 장작을 피우기 위해 나무를 모으고 있다. EPA 연합뉴스
프레디는 11일엔 모잠비크 중부 항구 도시 퀴리마네 인근을 강타했다. 특히 피해 지역에 전력 공급과 전화선이 끊겨 정확한 인명 피해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무너진 진흙 더미 속에서 사상자를 찾고 있지만 장비가 없어 애태우고 있다.
유엔은 말라위에 지난해 사상 최대 규모의 콜레라가 발병한 데다 이번 수해까지 겹쳐 상황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가이 테일러 유니세프 모잠비크지부 대변인은 <로이터> 통신에 13일 현재 폭풍이 잦아들었지만 홍수가 계속돼 콜레라 같은 수인성 질병의 위험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세계기상기구(WMO)는 프레디가 지금껏 남반구에서 형성된 가장 강력하고 길게 지속된 사이클론으로 기록될 것이라 전했다. 과학자들은 화석 연료에 의한 기후 변화가 열대성 폭풍을 더 강하게 만들고 있다고 경고했다. 바다가 온실 가스 배출로부터 열을 흡수하고 따뜻한 바닷물이 증발할 때 열 에너지가 대기로 전달되기 때문이라고 <가디언>은 설명했다.
김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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