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서 막힌 ‘먹는 임신중지약’…미 대법, 판매금지 판결 효력 미뤄

연방대법원, ‘미페프리스톤’ 사용 기한 연장

19일 워싱턴 연방대법원 앞에서 임신중지권을 지지하는 활동가들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 AFP 연합뉴스

미국 연방대법원이 미국 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유일한 ‘먹는 임신중지약’의 사용 기한을 21일까지 연장했다.

<에이피>(AP) 통신은 19일 새뮤엘 엘리토 연방대법원 대법관이 임신중지약인 ‘미페프리스톤’의 판매·사용을 21일까지 유지하는 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 애초 이 약은 이날부터 사용이 금지될 예정이었지만 심리에 필요한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기한을 이틀 늘린 것이다.

텍사스주 연방법원은 지난 7일 미 식품의약청(FDA)이 미페프리스톤의 안전성에 대한 시민들의 우려에 대해 필요한 대응을 하지 못했다면서 이 약의 사용 승인을 일시 중지하는 결정을 내놓았다. 그러자 미 법무부가 이 결정에 반대하며 5연방순회항소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항소법원은 12일 이 약의 사용을 허가하면서 사용 기간을 그동안 적용돼 왔던 ‘임신 10주 이내’에서 ‘7주 이내’로 제한했다. 미 식품의약청(FDA)이 2016년 내린 완화 결정을 이전으로 되돌린 것이다.

그러자 미 법무부는 연방대법원에 이 약에 대한 접근권을 이전처럼 보장해달라고 상고했다. 미페프리스톤은 임신중지 수술보다 건강에 미치는 해악이 적은 데다 비용 부담도 훨씬 저렴하다는 이유에서였다. 미국에서는 20년 전에 이 약을 승인했고, 전 세계적으로 93개국에서 사용되고 있다.

그동안 미국의 임신중지 반대 단체들은 지난해 미국에서 지난 반세기 동안 임신중지권을 보장해온 연방 대법원의 ‘로 대 웨이드’ 판결이 뒤집히자, 미페프리스톤의 사용을 막으려고 소송을 제기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