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로스앤젤레스의 다운타운 마그넷 고등학교에서 열린 낙방파티 모습. <시비에스 뉴스> 갈무리
미국의 한 고등학교 학생들이 대학 입시에서 불합격 통보를 받은 사실을 드러내고 서로 위로하는 ‘낙방파티’를 진행해 눈길을 끌고 있다.
2일 미국 <뉴욕타임스>와 <시비에스(CBS) 뉴스> 등을 보면 4월 중순 미국 로스앤젤레스(LA)의 다운타운 마그넷 고등학교에서 3학년 학생들이 참여한 ‘낙방파티(rejection party)’가 열렸다. 학생들은 각자 대학에서 받은 불합격 통지 이메일을 출력한 뒤, 강당에 모여 자신을 떨어뜨린 대학 이름을 외치며 종이 분쇄기에 출력물을 집어넣는다. 학생들은 불합격 통지서가 분쇄될 때마다 환호성을 지르며 서로를 격려한다.
학생들의 위로는 강당에 설치된 ‘낙방의 벽(rejection wall)’에서도 이어진다. 학생들은 “너는 바사르 대학교에 가기엔 너무 섹시해”라거나 “넌 너무 똑똑해서 떨어졌어-뉴욕 대학교로부터”등의 메모를 붙이며 불합격으로 자신을 탓하는 친구들을 위로했다. 올해 17개 대학에서 불합격 통지를 받은 학생은 이번 행사에서 도서 상품권을 받기도 했다.
‘낙방파티’에 참여한 고등학생들이 불합격 통지서를 종이 분쇄기에 넣는 모습. <시비에스 뉴스> 갈무리
‘낙방파티’를 준비한 린다 맥기 대학진학 상담사는 <뉴욕타임스>에 “학생들은 (대학에 불합격해도) 살아남을 것이고, 그 반대편엔 무지개가 있다는 점을 배워야 한다”고 행사의 취지를 설명했다. 코넬대 등 5곳의 대학에서 불합격 통보를 받은 뒤 이번 행사에 참여한 로라 산체스는 이 매체에 “나에게 여전히 많은 선택지가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감사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거절 행동과 관련된 심리 연구를 하는 마크 리어리 듀크대 교수는 <뉴욕타임스>에 낙방파티를 통해 거절을 당하는 일이 인생의 평범한 부분이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고, 학생들이 불행한 상황에서 가벼운 마음을 가질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강재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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