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심해지도 제작기업 ‘마젤란’이 재현한 타이타닉의 모습. 마젤란 누리집 갈무리
111년 전 북대서양 해저에 가라앉아 있는 타이타닉이 실물 크기의 3D 스캔 이미지로 복원됐다.
영국 <비비시>(BBC)는 17일(현지시각) 영국 심해지도 제작 기업인 ‘마젤란’과 티브이(TV) 프로그램 제작사인 ‘애틀랜틱 프로덕션’이 바다에 침몰된 실물 크기의 타이타닉의 전체 모습을 3D 이미지로 재현했다고 보도했다.
1985년 타이타닉의 잔해가 발견된 뒤 광범위한 탐사가 이뤄졌지만, 배가 큰 데다 해저가 어두워 지금까진 배의 일부 모습만 알려져 왔다.
마젤란은 잠수정을 이용해 200여 시간 타이타닉의 길이와 폭 등을 조사했고, 배를 둘러싼 모든 각도에서 70만장이 넘는 사진을 촬영했다. 이러한 측정 결과 등을 바탕으로 바다에 잠긴 배의 입체 형상을 정확히 재구성할 수 있었다.
현재 타이타닉은 선수(뱃머리)와 선미(배꼬리)가 쪼개져 800m가량 떨어져 있고, 선체 주변엔 잔해가 쌓여있다. 뱃머리 대부분은 녹슨 상태였으나 형태는 알아볼 정도이지만, 배꼬리 부분은 철골이 어지럽게 뒤덮여 있는 등 파손 부위가 심했다. 배 주변에는 금속 세공품이나 조각상, 신발 등 승객들이 소지한 물건들도 있다고 한다.
영국 심해지도 제작기업 ‘마젤란’이 재현한 타이타닉 모습. 마젤란 누리집 갈무리
이번 탐사를 주도한 마젤란의 게르하르트 세이퍼트는 <비비시>에 “이번 탐사는 지금까지 진행된 수중 스캐닝 프로젝트 중 가장 큰 규모”라며 “(수심) 4000m 깊이는 도전을 의미하며, 현장엔 조류도 있었다. 또한 배가 손상되지 않기 위해 어떤 것도 만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수년간 타이타닉을 연구해 온 파크스 스티븐슨은 “타이타닉과 관련해선 여전히 기본적인 질문들조차 제대로 해결되지 못한 채 남아있다”며 “(3D 스캔 결과는) 추측이 아닌 정확한 증거를 기반으로 하는 연구를 위한 중요한 첫걸음”이라고 평가했다.
영국 심해지도 제작기업 ‘마젤란’이 재현한 타이타닉 모습. 마젤란 누리집 갈무리
타이타닉은 1912년 4월 영국 사우샘프턴에서 뉴욕으로 첫 항해에 나서다 빙하에 부딪히면서 침몰했다. 이 사고로 승객과 승무원 등 탑승자 2224명 중 1500여명이 숨졌다. 타이타닉 잔해는 캐나다 뉴펀들랜드 해안에서 600km가량 떨어진 곳에서 해저 3800m 아래 잠겨있다. 타이타닉은 2012년 유네스코의 수중 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강재구 기자
j9@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