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개비마다 적힌 경고문구. 캐나다 보건부 누리집 갈무리
‘담배 한 모금마다 독이 들어있다’ ‘담배는 암을 유발한다’ ‘담배 연기는 어린이들을 해친다’
캐나다 보건당국이 담배 개비마다 영어와 프랑스어로 건강 경고 문구를 넣는다. 담배 개비 단위로 경고 문구를 표기한 세계 첫 사례다.
미국 <시엔엔>(CNN)은 31일(현지시각) 캐나다 보건당국이 담배 개비마다 건강 경고문을 인쇄하도록 관련 규정을 변경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캐나다 보건당국은 ‘세계 금연의 날’인 이날 보도자료를 내어 “새로운 담배 제품의 외관 및 포장, 표시 규정은 금연하는 성인을 돕고 청소년과 비흡연자들의 니코틴 중독을 막으며, 담배의 매력을 줄이려는 캐나다 정부의 지속적인 노력 가운데 하나”라고 밝혔다.
캐나다 보건당국은 담배 개비에 경고 문구를 표시하면 흡연자들이 경고 문구를 외면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봤다. 담뱃갑에 경고 문구가 표기된 경우 담배를 꺼낸 뒤에는 경고를 안 볼 수 있는데, 개비마다 경고문을 적으면 이를 지나칠 수 없다는 것이다.
캐나다 암 협회 선임 정책분석가인 롭 커닝엄은 “(이번 규정은) 흡연자들이 담배를 피울 때마다 (경고 문구를) 마주하게 되는 세계적인 선례가 되는 조치”라고 말했다. 새 규정은 오는 8월1일부터 적용될 예정이나, 담배 크기 등에 따라 시기를 달리해 단계적으로 시행된다.
캐나다는 2035년까지 흡연율을 5% 이하로 낮추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다. 장 이브 뒤클로 캐나다 보건장관은 “흡연은 캐나다에서 가장 중대한 공중 보건 문제 중 하나로, 질병과 사망을 일으키는 예방 가능한 주요 요인”이라며 “캐나다 정부는 캐나다인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과학적 근거에 기반을 둔 모든 수단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강재구 기자
j9@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