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렉시 레즈니코우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이 3일 싱가포르에서 진행 중인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 참석해 대회 관계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싱가포르/EPA 연합뉴스
올렉시 레즈니코우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이 서구 각국이 지원 의사를 밝힌 미국산 4세대 전투기 F-16이 가을 이후에나 전투에 투입될 수 있을 것이란 견해를 밝혔다. 또 임박한 것으로 보이는 러시아에 대한 대반격은 일단 현재 갖고 있는 무기를 총동원해 지상전을 중심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 참여한 레즈니코우 장관은 4일 일본 <엔에이치케이>와 단독 인터뷰에서 서구 각국이 지원하게 될 F-16을 투입하는 시기와 관련해 “올 여름의 ‘게임 체인저’는 되지 않을 것이다. 파일럿을 양성하는 것 뿐 아니라 기술자의 배치나 정비도 필요하다. 가을 이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임박한 것으로 보이는 대규모 반전 공세에 대해선 “올 여름엔 안타깝게도 F-16 없이 수행해야 한다. 지상의 모든 장비품을 사용할 것”이리고 말했다. 미국과 유럽 주요국들이 이미 제공한 ‘주력 전차’나 포병 전력을 활용해 지상전을 통해 반격을 가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나아가 현재 우크라이나군이 대반격을 위해 준비 작전을 펴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선 “작전에 대해선 장교들이 논의할 문제”라며 답하지 않았다.
F-16 지원과 관련해선 지난달 19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열린 일본 히로시마에서 우크라이나 조종사의 F-16 교육훈련을 허용하는 등 이 전투기를 지원하기 위한 국제 협력에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이후 유럽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들이 중심이 돼 우크라이나 조종사·정비사를 대상으로 F-16 교육훈련 지원을 시작한 상태다.
미국과 유럽은 이 훈련이 진행되는 동안 구체적으로 어느 나라가 전투기를 몇기나 제공할지 결정할 예정이다. 또 훈련에 얼마나 시간이 걸리느냐에 따라 이 전투기가 언제 실전에 투입될지 정해지게 된다. 레즈니코우 국방장관이 ‘가을 투입’을 언급한만큼 우크라이나는 이르면 9월께 F-16를 실전에 활용할 수 있도록 준비를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