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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우크라 “바흐무트 마을 2곳서 진격 성공…일부 고지 장악도”

등록 2023-06-06 11:35수정 2023-06-25 14:20

“동부서 공세로 본격 전환”…러 “이틀째 반격 격퇴”
“우크라군, 흑해 동부와 서부 연결 차단 기도” 분석
우크라이나군이 5일(현지시각) 동부 도네츠크주 바흐무트 주변에서 공세로 전환한 가운데 군인들이 바흐무트 주변에서 병력 수송용 장갑차를 타고 이동하고 있다. 바흐무트/AP 연합뉴스
우크라이나군이 5일(현지시각) 동부 도네츠크주 바흐무트 주변에서 공세로 전환한 가운데 군인들이 바흐무트 주변에서 병력 수송용 장갑차를 타고 이동하고 있다. 바흐무트/AP 연합뉴스

우크라이나가 예고해온 ‘대반격’이 시작됐는지 분석이 분분한 가운데 우크라이나 국방부 고위 당국자가 “동부 도네츠크주에서 공세로 본격 전환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군은 도네츠크주 중부 바흐무트 주변에서 일정한 전과를 올렸다고 주장했고, 러시아군은 남서부 지역에서 이틀째 우크라이나군에 패배를 안겼다며 맞섰다.

한나 말랴르 우크라이나 국방차관은 5일(현지시각) 소셜미디어 텔레그램에 올린 글에서 자국군이 동부 전선에서 공세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그는 “(공세의) 초점은 이제 바흐무트 지구”라며 바흐무트 북쪽에 위치한 마을 2곳의 전투에서 진격에 성공했고 몇몇 고지도 장악했다고 말했다. 다만, 대규모 반격에 나섰다는 러시아의 주장과 일부 외신의 추측에 대해선 부인하는 입장을 밝혔다. 바흐무트 점령을 위한 선봉대 구실을 해온 러시아 용병집단 바그너(와그너)그룹의 설립자 예브게니 프리고진도 우크라이나군이 바흐무트 북서부의 베르히우카 마을 일부를 점령했다고 인정했다.

바흐무트는 우크라이나군이 통제하고 있는 하르키우주와 러시아군이 장악한 도네츠크주 남부 및 루한스크주를 연결하는 핵심 교두보 구실을 하는 지역이다. 러시아군과 바그너그룹은 약 10개월에 걸친 봉쇄 공격 끝에 지난달 20일 이 도시를 완전히 점령했다고 선언한 바 있다.

러시아 국방부는 전날에 이어 5일에도 도네츠크주 남부에서 대규모 공격에 나선 우크라이나군을 격퇴시켰다고 주장했다. 국방부는 독일제 레오파르트 전차 8대를 포함한 전차 28대와 장갑차 109대를 파괴했고, 이틀 동안 우크라이나군에서 전사자가 1500명 나왔다고 주장했다. 국방부는 전날 우크라이나군이 이 지역에서 대규모 군사 작전에 나섰으나 자국군이 격퇴시켰다고 밝혔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쪽은 이 주장을 ‘가짜 뉴스’로 규정했다.

<로이터> 통신은 러시아 국방부가 전날 공개한 영상들을 검토한 결과, 2개의 영상에 나타난 지형이 자포리자주와 인접한 도네츠크주 남서부의 벨리카노보실카 지역과 일치하는 걸 확인했다고 전했다.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 타임스>도 벨리카노보실카, 노보도네츠케 등 남서부 4개 지역을 주요 교전 지역으로 꼽았다. 이 지역은 그동안 상대적으로 전투가 뜸했던 지역이다.

우크라이나가 공세를 강화하는 것으로 분석되는 지역은 도네츠크주 남부 최대 도시인 마리우폴과 100㎞ 가량 떨어져 있다. 마리우폴은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난해 2월 말부터 5월까지 막대한 피해를 무릅쓴 채 포위 공격을 전개해 점령한 도시다.

러시아쪽에서는 우크라이나군이 이 지역에서 군사 작전에 들어간 것은 흑해의 내해에 해당하는 아조우해까지 진출해 자포리자·헤르손·크림반도와 도네츠크주의 연결 통로를 차단하려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전했다. 자포리자주의 러시아쪽 지방 정부 관계자인 블라미디르 로고프는 자리포자주와 도네츠크주 경계 인근 지역에서 이날 전투가 또 벌어졌다며 “적군의 공격 규모가 어제(4일)보다 더 컸다”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군의 움직임을 아조우해 연안까지 진출해 흑해 연안 남부 지역과 동부 돈바스(도네츠크주와 루한스크주) 사이 보급 통로를 끊으려는 것으로 해석했다.

러시아 국방부가 도네츠크주 남부에서 이틀 연속 우크라이나군을 격퇴시켰다고 발표한 데 대해 러시아의 군사 전문 블로거들은 의구심을 표시하고 있다고 영국 <가디언>이 전했다. 러시아 정보기관 출신의 예비역 군인 이고르 기르킨은 텔레그램에 쓴 글에서 “(국방부의 발표와 달리) 일부 지역에서 적군의 진격이 이어지고 있다는 보고가 있다”며 다만 전선이 돌파되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군이 이 지역에 아직 주력군을 투입하지 않은 것으로 평가했다. 언론인이자 군사 블로거인 세묜 페고프는 노보도네츠케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의 방어를 뚫고 2㎞ 가량 진출했다며 우크라이나군이 서방이 제공한 장갑차를 이용해 공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 <워싱턴 포스트>는 미국 정부 당국자들의 말을 인용해 우크라이나의 반격이 이미 진행 중이라며 다만 대규모 병력을 동원해 적군의 방어 전선을 뚫는 방식이 아니라 집중 포격, 파괴공작, 후방의 게릴라 공격 등의 형태로 전개될 것이라고 전했다.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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