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피즈 가예 에르칸 전 골드만삭스 이사. 튀르키예 국영 <하베르투크르> 방송 갈무리
지난 3일 5년간의 새 임기를 시작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중앙은행 총재에 미국 금융회사 임원인 41살 여성을 임명할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 통신은 5일(현지시각) 에르도안 대통령이 하피즈 가예 에르칸 전 골드만삭스 이사를 중앙은행 총재에 임명해 고물가에 대응하기 위해 금리를 올리는 전통적 경제 정책으로 회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앞선 4일 내각을 물갈이 하며 과거 국제 금융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던 메흐메트 심셰크 전 장관을 다시 재무장관에 기용했다. 심셰크 장관은 임명 하루 뒤인 5일 앙카라에서 에르칸 전 이사와 만났다. 그는 곧 에르도안 대통령과도 만나 총재직을 맡을지 논의할 예정이다.
이날 튀르키예 매체 <하베르투르크>, <휘리예트> 등도 일제히 이 소식을 보도하며 에르칸 전 이사의 약력을 전했다. 그는 이스탄불 보아지치 대학에서 학부를 마치고 미국 프린스턴 대학에서 금융공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에서 재무 분야와 관련해 최연소 교수라는 타이틀을 가진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2014년부터 2021년까지 8년간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의 공동 대표(CEO)를 지냈다. <로이터>는 그가 월가에서 능력을 인정받은 금융인이지만, 국가의 통화 정책에 관해선 경험이 없다면서 정책 성향이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튀르키예 경제는 외환보유고 고갈, 4월 현재 43%에 달하는 높은 인플레이션, 리라화 폭락 등의 위기를 겪고 있다. 이런 문제를 풀기 위해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 몇년간 중앙은행 총재를 여러 번 갈아치웠다. 에르칸 전 이사가 임명되면 최근 4년 동안 임명된 다섯번째 중앙은행 총재가 된다.
전문가들은 튀르키예의 경제가 회복될지 여부는 에르도안 대통령이 새 장관과 총재에게 얼마나 많은 독립성을 부여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꼬집었다. 심셰크 장관은 4일 “튀르키예 경제의 예측 가능성을 보장하기 위해 국가가 합리적 근거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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