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헤르손 거리에서 구조된 개. 안톤 게라셴코 우크라이나 내무장관 고문 트위터 갈무리.
러시아가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주에 위치한 노바 카호우카 댐이 5일 밤 파괴되면서 동물들도 ‘물폭탄’ 피해를 비껴가지 못했다. 동물원이 수몰되면서 300마리가 한꺼번에 떼죽음을 당했고, 삶의 터전을 잃은 비버는 사람들이 대피해 빈 길거리를 배회했다.
안톤 게라셴코 우크라이나 내무장관 고문 트위터 갈무리.
8일 안톤 게라셴코 우크라이나 내무장관 고문의 트위터를 보면, 비버 한 마리가 헤르손 거리를 돌아다니는 영상, 벽에 매달린 채 익사 직전이던 아기 고양이가 구조되는 영상, 물에 홀딱 젖은 채 구조자의 다리에 매달려 있는 개 사진 등이 잇따라 올라와 있다. 또 다른 영상을 보면, 구조된 사슴이 길거리에 주저앉아 떨고 있다.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주 드니프로강의 카호우카 댐이 폭파돼 홍수가 난 가운데 헤르손 거리에 나타난 비버. 안톤 게라셴코 우크라이나 내무장관 고문 트위터
게라셴코 고문은 비버 영상을 올리며 “헤르손에는 많은 비버들이 사는데 (댐 파괴로) 그들의 서식지가 파괴됐다”며 “(사람뿐 아니라) 동물들도 러시아가 일으킨 환경적 재앙의 피해자”라고 적었다. 이 영상과 사진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공유되며 현지 피해 상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주에 위치한 노바 카호우카 댐 폭발로 주변 지역이 홍수가 난 가운데, 새끼 고양이가 사람에게 구조되고 있다. 트위터 갈무리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주 드니프로강의 카호우카 댐이 폭파돼 홍수가 난 가운데 시민들이 물에 빠진 동물을 구조하고 있다. Ukraine 24/7 트위터 갈무리
노바 카호우카 마을의 한 동물원에서는 동물 300마리가 떼죽음을 당했다고 우크라이나 국방부가 밝히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동물권 단체 ‘UAnimals’도 6일(현지시각) 인스타그램에 글을 올려 “동물원은 완전히 물에 잠겼고 백조와 오리만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UAnimals’는 물웅덩이에 빠져 움직이지 못하는 개 영상을 올리면서 “이 개처럼 겁에 질려 버려진 동물 수백마리가 (아직) 있다. 이들에겐 모두 도움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주 드니프로강의 카호우카 댐이 폭파돼 홍수가 난 가운데 헤르손 한 마을에서 구조돼 떨고 있는 사슴. 안톤 게라셴코 우크라이나 내무장관 고문 트위터
동물들의 떼죽음에 대해서 러시아는 부인하고 있다. 7일 <로이터>는 러시아가 임명한 노바 카호우카 시장이 “동물들이 지난해 옮겨졌다. 우크라이나의 주장은 거짓이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7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헤르손 홍수 지역에서 개를 구조하는 주민. EPA/연합뉴스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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