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중국 베이징 미국대사관에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베이징/AFP 연합뉴스
이틀간의 중국 방문을 마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디리스킹과 디커플링 사이에는 심오한 차이가 있다”고 주장했다. 디커플링은 ‘공급망 분리’라는 뜻으로, 미국이 중국을 글로벌 공급망에서 제거한다는 개념이고, 디리스킹은 ‘위험 제거’라는 뜻으로 최근 대중국 정책의 새 개념으로 등장했다.
블링컨 장관은 지난 19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난 뒤 베이징의 미국대사관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미·중 간의 건전하고 강한 경제 교류는 양국 모두에 이익이 된다”며 “재닛 옐런 재무장관이 지난주 의회에서 증언했듯이, 중국과 디커플링을 하고 중국과의 모든 무역과 투자를 중단하는 것은 우리에게 재앙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디리스킹과 다양화를 지지한다. 우리를 적대하는 데 사용되지 않도록 우리의 중요한 기술을 보호”할 것이라며 “예를 들어 매우 불투명한 핵무기 프로그램이나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과 억압적 목적에 사용될 수 있는 특정 기술을 중국에 제공하는 것은 우리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중국과의 광범위한 경제적 분리가 아닌, 미국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특정 부품이나 기술 등이 중국에 넘어가는 것을 막겠다는 것이다. 블링컨 장관은 “미국의 국가 안전을 지키는 데 필요한 특정 표적 맞춤형 조처를 계속할 것임을 (중국 쪽에)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미국의 핵심 공직자가 디리스킹을 처음 언급한 것은 지난 4월 말이다. 당시 바이든 대통령의 ‘책사’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브루킹스연구소 강연에서 “우리는 디커플링이 아닌 디리스킹과 다양화를 추구한다”, “우리는 (중국과) 무역을 차단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디리스킹의 주요 대상으로 첨단 반도체와 배터리를 언급했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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