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아랫줄 가운데) 중국 국가주석이 31일 베이징에서 인민해방군 상장(대장) 진급식을 연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뒷줄 왼쪽이 로켓군 사령관이 된 왕허우빈. 베이징/신화 연합뉴스
중국이 최근 지휘부가 대거 조사를 받고 있는 인민해방군 로켓군의 사령관을 교체했다.
1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 보도를 보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전날 오후 베이징에서 인민해방군 상장(대장) 진급식을 열고 로켓군 사령관을 새로 임명했다. 이날 행사는 중국군 창건일인 8월1일을 하루 앞두고 열렸다.
왕허우빈 전 인민해방군 해군 부사령관이 로켓군의 새 사령관에 임명됐고, 남부전구 출신 쉬시성이 로켓군의 새 정치위원에 임명됐다. 왕허우빈과 쉬시성 모두 로켓군 근무 경력이 없다. 정치위원은 군이 당에 충성하도록 만드는 역할을 하는 고위 간부로, 정치 관련 분야에서 단독으로 명령을 내릴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다.
앞서 지난 2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중국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기율감찰위원회가 로켓군 사령관인 리위차오와 부사령관 류광빈 등을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당국이나 관영 언론은 이들에 대한 체포·조사 사실을 아직 확인하거나 보도하지 않고 있다. 이날 사령관 교체로 기존 지휘부의 체포·조사설이 사실로 굳어지는 모양새다.
이번 결정은 핵무기를 관할하는 로켓군 사령관을 해군 부사령관 출신에게 맡긴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해군 출신 왕허우빈을 로켓군으로 옮긴 결정은 전례가 없다”며 “이는 인민해방군의 하이브리드 전쟁 역량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육군, 해군, 공군, 로켓군, 전략지원군 등 5군 체제인 중국이 지휘 역량을 다양하게 결합해도 되는 수준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다른 군사전문가는 “중국 해군도 전략 핵무기를 관리하기 때문에, 해군 출신 지휘부가 로켓군을 맡아도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5년 새로 출범한 중국 로켓군은 전략 핵무기를 관할하는 군대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큰 관심을 쏟아왔다. 출범 8년째인 올해 사령관과 부사령관이 전격 체포되고, 전직 부사령관의 자살설이 도는 등 이상 사태가 이어졌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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