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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미국, 자국민 대피령…최빈국 니제르 쿠데타 고통 장기화 할 듯

등록 2023-08-03 14:36수정 2023-08-03 14:49

군사 쿠데타가 일어난 니제르의 수도 니아메에서 차들이 거리를 메우고 있다. EPA 연합뉴스
군사 쿠데타가 일어난 니제르의 수도 니아메에서 차들이 거리를 메우고 있다. EPA 연합뉴스

지난달 26일 군사 쿠데타가 발발한 니제르에서 프랑스 등 유럽국가들이 자국민 대피령을 내린 가운데, 미국도 대사관 일부 직원들을 대피시켰다. 2일 미국 시엔엔에 따르면, 미국 국무부는 해외여행 가이드라인에서 니제르를 여행 금지국으로 격상한 뒤 비상 업무를 담당하지 않는 일부 대사관 직원들과 가족들에게 대피 명령을 내렸다. 국무부는 “(니제르의 수도) 니아메에 있는 미국 대사관은 일시적으로 직원을 줄이고 일상적 서비스를 중단하며 니제르에 있는 미국 시민의 긴급 대응 서비스만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미 국무부는 자국인에게 니제르로 여행하지 말 것을 경고하며 “헌정 질서를 뒤엎으려는 시도가 계속되면서 시위가 증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명령은 미국이 대사관을 폐쇄하거나 모든 외교관을 대피시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미국 관료 2명의 말을 인용해 시엔엔은 전했다. 니제르에 주둔해있는 미군 약 1100명은 현재로서는 니제르를 떠나지 않을 것이라며, 니제르의 수도는 비교적 평온한 상태라고 이들은 말했다. 하지만 이번 대피 명령은 니제르 상황의 불안정성을 반영한 것으로 향후 상황은 상당히 유동적이다.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활동이 많은 아프리카 사헬 지역에서 니제르는 미군의 대테러 임무를 지원하는 핵심 파트너였다. 미국은 니제르 정부에 대한 군사 지원을 중단할지 아직 결정하지 않았으며, 현재로서는 감금된 모하메드 바줌 대통령의 복권을 위해 외교적 노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시엔엔은 전했다. 하지만 “러시아 만세”를 외치며 친쿠데타 시위가 일어나는 니제르에서 미국의 지원이 중단될 경우, 이웃 국가 부르키나파소, 말리, 기니 등에 이어 니제르도 러시아 용병집단 바그너 그룹의 영향권 아래에 놓일 것으로 보인다.

이날 니제르의 새 군부 지도자 압두라하마네 치아니 장군은 텔레비전 연설에서 외국의 간섭과 군사개입을 거부한다며 국제 사회를 비난했다. 그는 “니제르 국민 전체가 단결해 국가를 불안정하게 만드는 모든 세력을 물리치자”고 말했다. 그는 바줌 대통령 축출 이후 평화로운 선거를 위한 여건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2일 나이지리아 아부자에서 열린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ECOWAS) 국방장관 회의에 참석한 관계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2일 나이지리아 아부자에서 열린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ECOWAS) 국방장관 회의에 참석한 관계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서방국가들의 지원을 받는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ECOWAS)는 2일 나이지리아에서 국방장관 회의를 하고 니제르 사태 대응을 논의했다. 이들은 앞서 ‘일주일 내로 바줌 대통령을 복권시키지 않을 경우 군사력을 투입하겠다’고 경고했지만, 이날은 “무력 투입은 최후의 수단”이라고 물러섰다. 대신 나이지리아에서 니제르로 가는 전력을 1일부터 전면 차단시켰다. 나이지리아에서 최대 90%의 전력을 얻는 니제르의 국민들은 인도적 고통이 심화될 전망이다. 세계은행(WB)은 2일 민간 부문을 제외한 모든 사업에서 추후 공지가 있을 때까지 니제르에 대한 지원을 일시 중지하겠다고 밝혔다. 인구 2500만명인 세계 최빈국 니제르에서 상당수의 국민들은 자국에 쿠데타가 일어난 일조차 알지 못한 채 생업을 걱정하고 있다고 에이피(AP) 통신은 전했다.

김미향 기자 aro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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