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야네라는 이름만 공개한 초등학생이 지난해 8월 독일 브레멘의 한 초등학교 놀이터에서 방과 후 놀다가 발견한 1800년 전 발행된 로마 제국 시대 은화를 들고 있다. 독일 공영 아에르데(ARD) 방송의 연예 뉴스 프로그램 ‘브리산트’ 유튜브 갈무리
독일 브레멘의 한 초등학생이 모래놀이를 하다 주운 동전이 1800년 전 로마 제국 시대 동전으로 밝혀져 화제가 되고 있다.
14일(현지시각) 뉴스위크는 독일 브레멘의 8살 초등학생이 학교에서 놀다가 1800년 전 발행된 로마 제국 시대 은화를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지난해 8월 비야네라는 이름만 공개한 8살 초등학생은 방과 후 학교 모래밭에서 모래놀이를 하다 우연히 이 동전을 발견했다. 당시 비야네는 동전의 진가를 모르고 집으로 가져갔다. 최근에서야 고고학자들에게 이 동전을 보여줬고 1년여 만에 동전의 정체가 밝혀졌다.
비야네라는 이름만 공개한 초등학생이 지난해 8월 독일 브레멘의 한 초등학교 놀이터에서 방과 후 놀다가 1800년 전 발행된 로마 제국 시대 은화를 발견했다. 독일 공영 아에르데(ARD) 방송의 연예 뉴스 프로그램 ‘브리산트’ 유튜브 갈무리
동전은 서기 161~180년 사이 로마 제국을 통치한 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재위 기간에 만들어졌다. 이 동전의 무게는 2.4g으로, 가장자리에 무늬가 있고 가운데에는 그림이 새겨져 있다. 다만 동전이 닳아 세부적인 묘사까지 알아보기는 어려운 상태다. 브레멘의 국립 고고학자인 우타 할레 교수는 “이 동전은 2세기에 만들어진 고대 로마의 데나리온”이라며 “인플레이션 시기에 만들어져 은 함유량이 크게 감소했다”고 말했다. 데나리온은 로마 제국의 기축통화로 사용됐다.
브레멘 문화 상원 의원이 공개한 1800년 전 발행된 로마 제국 시대 은화. 브레멘 상원 누리집 갈무리
다만 로마 제국 영토가 아니었던 브레멘에서 어떻게 이 동전이 발견됐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모래가 어디에서 운반됐는지 분명하지 않지만 할레 교수는 채굴 과정에서 동전이 모래에 빠졌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또는 무역을 통해 들여왔거나 전리품이나 기념품으로 가져왔을 수도 있다고 뉴스위크는 전했다.
할레 교수는 “브레멘에서 발견된 로마 제국 시대 동전은 단 두개뿐이어서 이번 발견은 매우 특별하다”며 “비야네가 이 동전에 많은 관심을 가져줘 기쁘다”고 말했다. 할레 교수는 지난 11일 브레멘 중앙역의 주립 고고학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동전을 공개하며 비야네에게 표창장을 수여했다.
동전은 브레멘주립 예술·문화사 박물관인 포크박물관에 전시될 예정이다.
조윤영 기자
jy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