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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중·러 외교수장 만나 “미국 반러·반중 행동에 양국 입장 긴밀”

등록 2023-09-19 13:47수정 2023-09-19 20:22

18일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한 왕이 중국 외교부장(장관·오른쪽 둘째)이 세르게이 라브로프(왼쪽 둘째) 러시아 외교장관을 만나 회담하고 있다. 모스크바/로이터 연합뉴스
18일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한 왕이 중국 외교부장(장관·오른쪽 둘째)이 세르게이 라브로프(왼쪽 둘째) 러시아 외교장관을 만나 회담하고 있다. 모스크바/로이터 연합뉴스

중국과 러시아의 외교 수장이 18일(현지시각)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만나 미국에 대항한 양국의 협력 강화를 약속했다. 중국 쪽은 “양국 협력은 3자 간섭을 받지 않는다”고 했고, 러시아 쪽은 “미국의 반러, 반중 행동과 관련해 양국 입장이 긴밀하다”고 밝혔다.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장관)은 이날 모스크바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을 만나 양국의 전략안보를 중심으로 양국 정상회담과 ‘큰 브릭스(BRICS,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공 등 국가모임) 구축’, 우크라이나 전쟁 등 여러 현안을 논의했다.

중국 외교부가 19일 오전 발표한 자료를 보면, 두 나라는 양국 전략안보의 핵심인 대미국 정책에 대해 긴밀한 협력을 약속했다. 왕 부장은 “중국과 러시아는 자주외교 정책을 추구하며, 양국 협력은 제3자를 겨냥하거나 간섭하지 않고 영향도 받지 않을 것”이라며 “패권주의와 진영 대결이 대두되는 상황에서, 양국은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고 진정한 다자주의를 견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을 직접 거론하지 않았지만 ‘패권주의와 진영 대결’이라는 표현은 중국이 미국을 비판할 때 자주 언급하는 내용이다.

러시아는 좀 더 직설적으로 양국의 대미 협력을 강조했다. 러시아 외교부는 텔레그램에 올린 성명에서 두 외교 수장이 “미국의 반러시아, 반중국적 행동과 관련해 당사국의 입장이 긴밀하다는 점에 주목했다”고 밝혔다.

미국 등 서방 세계의 압박에 맞서 개발도상국들과 힘을 합쳐 공동 대응에 나서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중국 외교부는 “양국이 브릭스(BRICS) 확대의 역사적 의미를 높이 평가하며 더 단합되고 더 큰 발전을 추구하는 ‘빅 브릭스’ 플랫폼을 구축하는 데 뜻을 같이했다”고 전했다. 브릭스는 지난달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린 정상회의 때 사우디아라비아 등 6개 새 회원국을 받기로 해, 브릭스는 외연이 대폭 확대됐다. 라브로프 장관도 “최근 우리는 ‘글로벌 사우스’의 다른 국가들과 행동을 조율하는 데 매우 성공적이었다”고 말했다.

다음 달로 예상되는 시진핑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회담에 대한 얘기도 나눴다. 라브로프 장관은 “올해 3월 시진핑 주석이 러시아를 방문해 푸틴 대통령과 중요한 회담을 했고, 러·중 관계의 미래를 위한 방향을 명확히 했다”며 “러시아는 중국과 함께 이를 지침으로 삼아 양국의 다음 고위급 왕래를 잘 준비할 것”이라고 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서는 서로의 견해를 나누는 정도로 정리된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쪽은 “우크라이나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모든 노력에는 모스크바가 포함되어야 한다는 데 (중국이) 동의했다”고 밝혔다. 반면, 중국 쪽 자료에서 왕 부장은 “중국은 시종일관 평화회담의 올바른 방향을 견지해 왔고 자국 방식으로 위기를 정치적으로 해결하는 데 건설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양국이 지역 문제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고 했지만, 최근 이뤄진 푸틴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 간 회담에 대한 내용은 양국 발표에 포함되지 않았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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