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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역전승 황위린도 같은 ‘세리머니 실수’…환호 순간 2등 왼발 먼저

등록 2023-10-15 16:23수정 2023-10-15 22:15

정철원 ‘세리머니 역전패’ 안긴 황위린
지난 13일 대만 타이난에서 열린 전국체전 남자 1000m 계주에서 황위린(왼쪽)이 결승선을 앞두고 두손을 들어 올리며 환호하다가 역전당했다. 대만 매체 금일신문 누리집 갈무리
지난 13일 대만 타이난에서 열린 전국체전 남자 1000m 계주에서 황위린(왼쪽)이 결승선을 앞두고 두손을 들어 올리며 환호하다가 역전당했다. 대만 매체 금일신문 누리집 갈무리

남자 1000m 계주에서 선두를 달리던 파란색 유니폼을 입은 롤러스케이트 선수가 결승선을 앞두고 두손을 들어 올리며 환호했다. 그러나 그 사이 그를 바싹 뒤쫓아오던 하늘색 유니폼을 입은 선수가 왼쪽 다리를 크게 찢으며 왼발을 밀어 넣어 먼저 결승선을 밟았다. 일찌감치 축포를 터트린 파란색 선수는 당황한 듯 하늘색 선수를 내려다봤지만 이미 메달 색은 바뀐 뒤였다. 두 사람의 차이는 불과 0.03초였다.

지난 2일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롤러스케이트 남자 3000m 계주의 한 장면이 아니다. 이는 지난 13일 대만 타이난에서 열린 전국체전 롤러스케이트 남자 1000m 계주의 한 장면이다.

0.03초 차이로 역전당한 대만 선수는 황위린. 항저우아시안게임 남자 3000m 계주에서 한국의 마지막 주자였던 정철원(안동시청)을 제치고 역전승한 대만의 마지막 주자였다.

지난 2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첸탕 롤러스포츠 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롤러스케이트 남자 스피드 3000m 계주 결선에서 한국 마지막 주자 정철원이 피니시라인을 통과하며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결과는 은메달. 연합뉴스
지난 2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첸탕 롤러스포츠 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롤러스케이트 남자 스피드 3000m 계주 결선에서 한국 마지막 주자 정철원이 피니시라인을 통과하며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결과는 은메달. 연합뉴스

당시 결승선 직전까지 선두를 유지했던 정철원은 결승선을 통과하기 직전 승리를 예감하고 두팔을 들어 올리며 우승 세리머니를 펼쳤다. 그러나 그 찰나에 뒤쫓아왔던 황위린이 결승선에 먼저 왼발을 밀어 넣었다. 황위린의 왼발은 정철원보다 12.2㎝ 앞서 결승선에 닿았다. 결과는 0.01초 차이로 황위린의 승리였다.

한국 선수들은 역전당한 사실을 모른 채 기뻐하며 태극기를 들었다가 뒤늦게 공식기록을 확인한 뒤 당혹한 표정을 지었다. 정철원은 시상식 뒤 기자들과 만나 “제 실수가 너무 크다. (동료) 선수들에게 미안하고 응원해주신 많은 분에게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역전승의 주인공이었던 황위린이 보름도 안 돼 정철원처럼 섣부른 세리머니로 역전패를 당한 것이다.

지난 13일 대만 타이난에서 열린 전국체전 남자 1000m 계주에서 황위린이 결승선을 앞두고 두손을 들어 올리며 환호하다가 역전당했다. 대만 매체 금일신문 누리집 갈무리
지난 13일 대만 타이난에서 열린 전국체전 남자 1000m 계주에서 황위린이 결승선을 앞두고 두손을 들어 올리며 환호하다가 역전당했다. 대만 매체 금일신문 누리집 갈무리

대만 매체 금일신문은 항저우아시안게임 남자 3000m 계주 마지막 장면을 함께 비교하며 “이번 역전 쇼는 주인공을 바꿔 상황을 완전히 재현해 황위린의 (아시안게임 남자 3000m 계주 역전승) 소감을 떠올리게 한다”고 13일 보도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당시 황위린은 대회 조직위와의 인터뷰에서 역전승한 순간을 두고 이렇게 말했다. “코치가 ‘항상 침착하고 앞에 있는 일을 주시하라’고 말해 마지막 코너에서도 일부러 앞으로 나서려고 했다. 나는 한국 선수들이 축하하고 있다는 걸 알아챘지만, 난 그들에게 ‘너희가 축하하는 동안 나는 여전히 싸우고 있다’고 말하고 싶었다.”

정철원은 지난 14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아마 지금 황위린의 마음을 이해하는 사람은 지구 상에서 나밖에 없을 것”이라며 “황위린도 전국체전이라는 큰 대회에서 (아시안게임에 이어) 연속으로 좋은 성적을 내는 순간이 눈 앞에 펼쳐지니 그랬을 것이다. 난 이해한다”고 말했다.

조윤영 기자 jy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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