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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청소 노동자도 총리도 전일 파업 나선 아이슬란드 여성들

등록 2023-10-24 16:18수정 2023-10-25 06:35

성별 임금 격차·젠더 기반 폭력 규탄
카트린 야콥스도티르도 아이슬란드 총리가 지난해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담에 참석한 모습. EPA 연합뉴스
카트린 야콥스도티르도 아이슬란드 총리가 지난해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담에 참석한 모습. 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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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슬란드 여성들이 24일(현지시각) 전일 파업에 돌입했다. 성별에 따른 임금 격차와 젠더에 기반한 폭력을 규탄하기 위해서다. 아이슬란드의 두번째 여성 총리인 카트린 야콥스도티르도 여성들에 대한 연대를 공개적으로 밝히며 파업에 동참했다.

영국 공영방송 비비시(BBC)는 24일 야콥스도티르 총리를 포함한 아이슬란드 여성 수만명이 전일 파업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40여개 여성 단체·노조가 공동 조직한 이번 파업에는 여성 비중이 높은 교사와 간호사 직군을 비롯해 수산업계 여성 종사자 등이 참여한다. 여성들은 유급 노동 뿐 아니라 가사노동 등 무급 노동에서도 이날 하루 손을 떼겠다고 선언했다. 아이슬란드 여성들이 전일 파업에 나선 건 여성 노동자 90%가 파업에 돌입했던 1975년 이후 48년 만이다.

야콥스도티르 총리는 지난 20일 각료 회의 직후 파업 참여를 공식화했다. 야콥스도티르 총리는 “나는 이날 일하지 않을 것이며, 내각의 모든 여성들 역시 여성 연대의 정신으로 그럴 것이라 기대한다”고 밝혔다고 현지 매체인 엠비엘(mbl)은 전했다. 야콥스도티르 총리는 “우리는 아직 완전한 성평등이라는 우리의 목표에 이르지 못했다”며 “우리는 2023년에도 여전히 젠더에 기반한 임금 격차를 해결하기 위해 애쓰고 있는데,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시엔엔(CNN)에 말했다. 그러면서 “젠더에 기반한 폭력을 근절하는 것 역시 우리 정부의 우선 순위”라고 덧붙였다.

아이슬란드 여성들은 1975년에도 이 같은 파업에 나선 역사가 있다. 당시 여성 노동자의 90%가량이 파업에 동참하면서, 아이슬란드 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당시 파업의 여파로 아이슬란드에서는 이듬해 성별 임금 격차를 줄이기 위한 ‘동일 임금’ 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이후 아이슬란드는 세계에서 가장 성평등한 나라로 발돋움했다. 2009년부터 올해까지 14년을 내리 세계경제포럼(WEF)에 의해 성별 격차를 가장 많이 좁힌 나라 1위로 꼽혔다. 아이슬란드는 지난 2009년 공개적으로 동성애자임을 밝힌 요한나 시구르다르도티르가 첫 여성 총리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파업을 주도한 단체 중 하나인 아이슬란드 공공노조연맹 지부장 프레이야 슈타인그림스도티르는 “아이슬란드는 평등의 파라다이스처럼 묘사되곤 한다”며 “그러나 평등의 파라다이스라면 성별 임금 격차가 (일부 직종의 경우) 21%나 벌어지거나, 40%의 여성이 어떤 종류든 성폭력을 경험하는 일 따위가 벌어져선 안 된다”고 말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아이슬란드의 성별 임금 격차(남녀 중위 소득 격차를 남성 중위 소득으로 나눈 값)는 9.7%로 한국(31.1%)보다 낮지만, 1%대인 벨기에·코스타리카 등에는 못 미친다.

이번 파업에는 1975년 파업과 달리 논바이너리(non-binary·한쪽 성에 속하지 않는다고 스스로 규정하는 사람) 노동자들도 동참한다. 슈타인그림스도티르는 “결국 여성과 논바이너리는 가부장제라는 공통의 체제와 싸우고 있기에 함께 투쟁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남지현 기자 southj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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