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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수·연료 바닥 난 가자지구…도시 전체가 ‘붕괴 직전’

등록 2023-10-25 14:33수정 2023-10-25 22:55

완전봉쇄 20여일…생존 필수품 부족 심각
이집트와 접경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남부 라파흐에 있는 유엔(UN) 운영 학교에서 피난민들이 음식을 받기 위해 냄비와 플라스틱 통을 내밀고 있다. 이스라엘은 지난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 뒤 가자지구를 전면 봉쇄해, 주민들은 물·식량·연료 등 생필품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해 인도주의 위기 상황에 처해 있다. 라파흐/AFP 연합뉴스
이집트와 접경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남부 라파흐에 있는 유엔(UN) 운영 학교에서 피난민들이 음식을 받기 위해 냄비와 플라스틱 통을 내밀고 있다. 이스라엘은 지난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 뒤 가자지구를 전면 봉쇄해, 주민들은 물·식량·연료 등 생필품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해 인도주의 위기 상황에 처해 있다. 라파흐/AFP 연합뉴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에 대한 완전 봉쇄가 20여일에 이르면서 주민 생존에 절대적인 물품들이 바닥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에 더해 상하수도 시설이 망가지고 가축 사료도 공급할 수 없게 되면서 도시 전체가 ‘붕괴 직전’에 몰렸다는 우려가 나온다.

가자지구 주민들이 가장 절실하게 요구하는 것은 인간 생존에 가장 필수적인 물이다. 시엔엔(CNN)은 24일(현지시각)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봉쇄 뒤인 21일 트럭 20대에 실려 들어온 첫 구호물품에 물 6만ℓ가 들어왔는데, 전체 220만명의 인구가 하루에 써야 하는 양(3300만ℓ)의 0.2%에 불과하다고 짚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의 24일 보고서를 보면, 22일 도착한 구호물품엔 생수 4만4천통이 들어 있어 전체 인구의 1%인 2만2천명이 식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다시 하루 뒤에 들어온 구호트럭에는 1만3천명이 하루 동안 쓸 수 있는 10ℓ짜리 식수 4천통이 실려 있을 뿐이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권장하는 1인 하루 물 소비량은 50ℓ지만, 현재 가자지구에서 한 사람이 평균적으로 쓸 수 있는 물은 3ℓ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팔레스타인 수자원청(PWA)은 전기가 끊겨 현재 가자지구에서 자체 생산할 수 있는 식수량은 전쟁 이전의 5%에 불과하다고 집계하고 있다. 주민 모하마드 알 샨티는 시엔엔(CNN)에 “플라스틱 병을 들고 물받는 곳까지 4마일(6㎞)을 걸어가도, 가족에게 최소한의 물조차 줄 수 없다”며 “물 한방울까지 아끼고 있다”고 울분을 터트렸다.

연료 상황 역시 절박하다. 가자지구엔 지난 12일 이후 전기와 함께 연료 반입도 차단돼 있다.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사업기구(UNRWA)가 곳곳에 남은 연료를 수송해 병원 등 필수 시설에 공급하고 있지만, 하루 이틀을 넘기기 어렵다는 보고가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24일 “연료가 즉시 반입되지 않으면 모든 구호 활동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는 경고를 내놓았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 연료를 공급하면 하마스가 이를 가로채게 된다며, 완강한 입장을 꺾지 않고 있다.

식량과 거주 공간 문제도 상황이 다르지 않다. 세계식량계획(WFP)은 가자지구 내 식품 재고량이 12일 정도 버틸 수준밖에 남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쌀·콩 등 곡물은 시장에서 구입할 수 있지만, 물과 연료를 구할 수 없어 사실상 무용지물이다. 대피소에 빵을 공급하는 빵집들도 연료 부족으로 대부분 3일 안에 문을 닫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은 “동물 사료 공급은 이미 끊겼다”며 “가축과 농산물이 타격을 입으면 장기적인 식량 안보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140만명에 이르는 가자지구 내 난민들이 몸을 피할 곳도 마땅치 않다.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사업기구는 현재 59만명이 긴급 대피소에 머무는데, 대피소당 난민수가 평균 수용 가능 인원 2.6배를 넘었고 최대 11배 많은 이들을 받아들인 곳도 있다고 집계했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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