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이웃국가 차드로 가는 국경에서 수단 사람들이 이동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군벌 간 내전이 반년 넘게 멈추지 않고 있는 북아프리카 수단에서 최근 또다시 격렬한 전투가 발생해 불과 이틀 사이 최소 700명이 숨졌다.
유엔 국제이주기구(IOM)는 9일 성명을 통해 이달 4∼5일 수단 서다르푸르의 주도 알주나이나에서 수단 정부군과 준군사조직 신속대응군(RSF) 간 격렬한 충돌이 발생해 약 700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100명이 다치고 300명이 실종됐다고 덧붙였다. 이웃국가 차드로 피란한 사람들은 신속대응군이 서다르푸르의 주도 안주나이나에 있는 주요 육군 기지를 점령하면서 학살이 급증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4월15일 수단에서는 압델 파타 부르한 장군이 이끄는 정부군과 모하메드 함단 다갈로 사령관이 이끄는 신속대응군 사이에 전투가 발생했다. 부르한 장군이 신속대응군을 정부군에 편입한다고 통보하자, 다갈로가 반발하며 일어난 군벌 간의 권력 투쟁이었다. 최근에도 수도 하르툼과 주변 지역, 서다르푸르 지역에서 격렬한 전투가 지속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제다에서 휴전 회담을 여러 차례 중재해 열었지만 아직 뚜렷한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이날 아에프페(AFP) 통신은 수도 하르툼 거리에 주검이 널려있다고 목격자들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한 목격자는 “어제 전투가 끝난 뒤 군복을 입은 사람들의 주검이 (하르툼) 도심 거리에 흩어져있다”고 말했다. 하르툼주 북부 도시 옴두르만에 위치한 한 병원에서는 포탄이 떨어져 여성 한 명이 숨졌다. 신속대응군에 체포된 사람들은 채찍질과 강제 노역을 당하고 있다는 증언도 나왔다.
서다르푸르뿐 아니라 북다르푸르에서도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토비 하워드 유엔(UN) 다르푸르 인도주의 부조정관은 소셜미디어 엑스에 “수십만명의 민간인과 난민들이 현재 북다르푸르의 주도 엘파셔에서 급속히 악화되는 치안 상황, 식량과 물 부족으로 큰 위험에 처해 있다”며 “신속대응군과 수단 정부군이 도시 장악을 위해 장기간 싸우면서 민간인들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7일 서다르푸르 도시 알주나이나에서 한 여성이 울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유엔 국제이주기구 통계에 따르면, 지금까지 6개월간 수단에서의 분쟁으로 약 600만명의 난민이 발생했으며 50만명 이상이 이웃국가 차드로 국경을 넘어 탈출했다.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전쟁이 확산되면 더 많은 난민이 발생하며 인도주의적 대응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미향 기자
arom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