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군 해병대가 지난달 14일(현지시각) 헤르손시 인근 드니프로강에서 보트를 타고 이동하고 있다. 헤르손/AP 연합뉴스
우크라이나군이 남부의 주요 전선인 헤르손주의 드니프로강 동쪽 지역으로 일부 병력을 투입해 헤르손주 남동부 수복 및 크림반도 공격을 위한 발판 마련을 시도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15일(현지시각) 드니프로강 서쪽에 주둔한 자국 군인들이 동쪽 강변으로 들어가 진지를 구축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남부 사령부의 나탈리아 후메니우크 대변인은 자국군이 러시아군을 남동쪽으로 밀어내기 위해 공격하고 있다며 “강변을 따라 3~8㎞의 전선에서 작전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지역 전투 상황이 유동적이라며 당분간은 구체적인 전투 상황을 공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헤르손주 남부를 점령한 러시아 쪽의 현지 관리도 우크라이나군이 드니프로강을 건넌 사실을 인정했다. 블라디미르 살도 러시아 쪽 헤르손주 주지사는 군인 일부가 강을 건넜지만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며 “우리가 추가 병력을 투입하고 있고 적들은 크린키에 갇혀 있다”고 말했다. 크린키는 우크라이나군이 1년 전 러시아로부터 되찾은 드니프로강 서북부의 중심 도시 헤르손시에서 북동쪽으로 30㎞ 정도 떨어진 곳이다.
우크라이나군은 지난해 11월 헤르손주 북부 지역에서 러시아군을 내몬 이후 드니프로강을 사이에 두고 교전을 벌여왔다. 우크라이나군이 강 남동쪽으로 진격할 경우 헤르손주 나머지 지역을 수복하는 건 물론 2014년 러시아가 강제병합한 크림반도 공격의 발판도 마련할 수 있다. 크림반도에는 러시아 흑해 함대 등 주요 군사 기지가 있으며, 지난해 2월 이후 우크라이나 침공 작전의 후방 기지 구실을 해왔다.
우크라이나군은 지난 여름부터 남부에서 대반격 작전에 나섰으나, 작전 초기 자포리자주 일부 지역 등에서 전과를 올린 이후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 때문에 서방에서는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을 격퇴할 능력이 있는지 의심하는 목소리도 커졌다. 우크라이나군이 병력 부족으로 작전 수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번 드니프로강 도하 작전은 이런 상황에서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안드리 예르마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비서실장은 반격 작전이 진전을 보이고 있다며 우크라이나는 승리를 쟁취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동부에서는 도네츠크주 중부 도시 아우디이우카 주변에서 가장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 러시아군이 지난달 10일부터 이 도시 점령을 위해 막대한 병력을 투입하면서 전쟁 전 3만2천여명이 살던 이 도시가 폐허로 변했다. 러시아의 군사 블로거들은 이 도시 인근의 러시아군 점령지 호를리우카에서도 전투가 격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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