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이스라엘 텔아비브의 한 광장에서 이스라엘 시위대가 10개월 아기와 함께 가자지구에 억류된 비바스 가족의 석방을 요구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무장정파 하마스가 다섯번째 인질 교환을 마쳤지만, 가자지구에 끌려간 인질 중 가장 어린 10개월 아기가 아직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28일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지난달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공격 때 납치된 이스라엘에서 납치된 240여명 중 가장 어린 생후 10개월 아기 크피르 비바스는 이날까지 석방자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크피르는 이스라엘 남부 니르 오즈 키부츠에서 부모와 4살인 형 아리엘과 함께 끌려갔다. 납치 당시 찍힌 영상과 사진 등을 보면 엄마는 담요 속에서 아이들을 꽉 잡고 있으며, 아빠는 부상을 입은 것으로 나타난다.
이스라엘 당국은 하마스가 아기와 가족을 다른 팔레스타인 무장단체에 넘긴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스라엘군 수석대변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아기와 가족이 하마스가 아닌 다른 팔레스타인 단체에 납치돼 있지만, 이 가족의 안전은 하마스가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군은 아기와 가족이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에 있다고 밝혔다. 하마스는 아직 풀어주지 않은 인질들의 위치나 상태를 밝히지 않고 있다.
이날 오후 이스라엘 텔아비브의 광장에는 100여명이 모여 아기와 가족의 석방을 촉구하는 시위를 열고 주황색 풍선을 하늘로 날렸다. 이스라엘 정치인들은 아기의 사진을 카메라 앞에서 흔들기도 했다. 지난 27일 아기가 석방자 명단에 없자 친척들은 성명을 발표했다. 크피르의 고모인 오프리 비바스 레비는 석방이 늦어지는 것에 대해 “우리에 대한 심리전의 하나”라며 “아이들을 전리품으로 여기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53일간 가자에 있으면서 누가 아이들을 안아주고 목욕시켜주고 울 때 달래주는지 모르겠다”며 애끊는 심정을 전했다.
한편, 국제 사회는 임시 휴전이 닷새째에 접어들며 가자지구에 반입되는 원조량을 늘리고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미국은 전쟁 이후 처음으로 군용기를 통해 가자지구에 24.5t 규모의 식품과 의약품을 원조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이스라엘에 하마스를 더욱 정교하게 표적 공격해 민간인 사상자를 줄이라고 압박하고 있다. 주요 7개국(G7) 외무장관들도 이날 인질 석방을 위한 국제사회 노력을 지지하는 성명을 발표해 “인도주의 지원을 확대하고 모든 인질 석방을 촉진하기 위해 휴전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김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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