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24일 프랑스 칸에서 열린 제 76회 칸국제영화제에 초청된 걸그룹 에스파가 레드카펫에 서있는 모습. EPA연합뉴스
4세대 걸그룹 에스파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꼽은 ‘2023년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25’에 선정됐다.
파이낸셜타임스가 30일(현지시각) 공개한 이 명단에는 케이(K)팝 4세대 걸그룹인 에스파가 팝스타 비욘세와 영화배우 겸 감독인 마고 로비 등과 함께 이름을 올렸다. 연예인 뿐 아니라 대만 ‘미투 운동’의 문을 연 첸 리잉 민주진보당 직원, 카리코 카탈린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 등도 포함됐다.
이 명단은 파이낸셜타임스가 자사 기자 수백명을 비롯해 독자와 업계 관계자 수십명에게 추천받고 상의해 추린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들에 대한 소개글을 국제적으로 영향력 있는 여성 25인에게 부탁해 명단과 함께 게재했다.
팝스타 비욘세의 소개글을 맡은 미국의 유명 토크쇼 진행자 오프라 윈프리는 “그녀의 예술성은 내 인생의 볼륨을 높이도록 영감을 준다”고 썼고, 일본 여자 테니스 스타 나오미 오사카는 미국 여자 테니스 신성 코코 고프에 대해 “뛰어난 선수이자 놀라운 경쟁자인 동시에 흑인과 성소수자 권리를 위해 목소리를 낼 줄 아는 사람”이라고 했다.
에스파에 대한 소개글을 작성한 이는 영국 왕립박물관인 빅토리아 앨버트 박물관의 전시 프로젝트 큐레이터 최유진씨다. 그는 에스파에 대해 “최근 등장한 새로운 세대의 걸그룹들은 그간 보이그룹이 독식하던 한국 음악 차트 상단을 점령했다”며 “에스파는 실험적인 악기 조합이 돋보이는 노래와 화끈한 가창력, 에이아이(AI) 아바타를 활용한 세계관으로 케이팝의 경계를 넓혀왔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에스파는 첫 앨범 발매 후 2년 만에 각종 기록을 갈아치웠다”며 “세 개 앨범이 발매 첫주 만에 100만장 넘게 팔리는 진기록을 케이팝 걸그룹으로는 처음으로 달성했다”고 했다.
에스파는 앞서 지난 9월 영국 런던 02아레나에서 단독 콘서트를 가졌다. 이 공연에는 1만명의 관객이 운집했다. 02아레나는 과거 마이클 잭슨, 비욘세, 아델, 샘 스미스, 빌리 아일리시 등 유명 팝스타가 공연을 선보인 장소다. 에스파는 이 공연을 포함해 지난 2월부터 올해 10월까지 아시아, 북미, 남미, 유럽 등 21개 국가를 돌며 첫 월드투어를 마쳤다.
노래 ‘넥스트 레벨’로 주목을 받은 에스파는 데뷔 3주년을 맞아 지난달 10일 발매한 네 번째 미니앨범 ‘드라마’로 인기를 끌고 있다.
남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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