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중국 베이징 징산공원에서 바라본 눈 내린 구궁(자금성) 모습. 베이징/EPA 연합뉴스
중국 정부가 안정을 강조하면서 신중하게 성장을 추진하겠다는 내용의 내년도 경제 정책 기조를 내놨다.
13일 중국 신화통신 보도를 보면, 중국 당정은 11~12일 베이징에서 시진핑 국가주석과 주요 지도부가 참석한 가운데 내년도 경제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연례 회의인 중앙경제공작회의를 열었다.
통신이 공개한 회의록을 보면, 지도부는 회의에서 내년 중국의 경제 기조로 ‘온중구진(穩中求進)·이진촉온(以進促穩)·선립후파(先立後破)’를 내놨다. 안정 속에서 성장을 추구하고, 성장으로 안정을 촉진하며, 먼저 세우고 나중에 돌파한다는 뜻이다. 전반적으로 안정을 강조하면서, 지속되는 경기 침체를 벗어나기 위해 신중하게 성장을 추구하자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진촉온과 선립후파는 올해 새로 등장한 표현으로, 중국 당국의 성장 의지가 담겨 있다. 지난해 말 회의에서는 ‘안정을 우선으로 하고, 안정 속에 성장을 추구한다’는 뜻인 ‘온자당두·온중구진’이 제시된 바 있다.
지도부는 중국 경제가 당면한 문제로 “유효수요 부족, 일부 업종의 생산 과잉, 사회 전망의 악화, 숨겨진 리스크의 상존으로 국내 대순환이 막혀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외부 환경의 복잡성과 엄중성, 불확실성도 커졌다”고 밝혔다. 지도부는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공급 측면의 구조개혁과 유효수요 확대, 초대형 시장과 강력한 생산능력의 이점을 발휘해 국내 대순환이 국제대순환으로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선전’과 ‘안전’에 대한 강조도 이뤄졌다. 지도부는 “경제선전과 여론지도를 강화하고, 중국경제의 ‘광명론’을 크게 외쳐야 한다”, “높은 수준의 안전이 높은 수준의 발전을 보장한다. 발전과 안전은 균형을 이뤄야 한다”고 밝혔다.
또 경제 회복을 지원하기 위해 정책 조정을 강화하는 한편 적극적인 재정정책과 안정적인 통화정책을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당국이 내년에도 대규모 경기 부양책을 내놓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지도부는 내년 경제정책의 구체적인 핵심 과제로 9가지를 제시했다. 과학기술 혁신을 통한 현대화 산업 시스템건설, 국내 수요 확대, 중점 분야 개혁 심화, 높은 수준의 대외개방, 중점 분야 리스크 예방 및 해결, 도시와 농촌의 융합 발전, 민생 개선 등이다.
이번 회의에서 내년도 성장률 목표도 결정하지만 외부로 공개되지는 않고, 내년 3월 열리는 전국인민대표대회 때 리창 총리가 발표한다. 일부 외신은 올해와 마찬가지로 ‘5% 안팎’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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