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범행 선언에도…이란, 이스라엘 연관성 언급
이란은 11일 가셈 솔레이마니 전 혁명수비대 사령관의 4주기 추모식에서 발생한 폭탄테러를 실행한 자살테러범 중 하나가 이스라엘 국적을 지녔다고 발표했다.
이란 정보부는 이날, 지난 3일 이란 중부 케르만에서 발생한 솔레이마니 추모식의 폭탄테러에 연루된 용의자로 모두 35명을 체포하는 한편 테러를 실행한 주범 중 하나가 타지키스탄과 이스라엘 국적을 가졌다고 밝혔다고 이란 관영 이르나 통신이 보도했다.
통신은 정보부의 성명을 인용해 이 폭탄 테러의 주요 용의자는 압돌라라는 별명을 가진 타지키스탄인이라고 보도했다. 또 보즈로프라는 폭탄테러범은 타지키스탄 및 이스라엘 국적을 가진 24살 청년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중순에 이란 남부 국경을 넘어 입국해 테러에 쓰인 폭탄을 제조하고 자살폭탄테러를 감행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반관영 타스님 통신에 따르면, 이란 정보부는 보즈로프가 “당시 자살폭탄 조끼를 입고 범행한 2명 중 하나”이고, “보즈로프는 텔레그램을 통해 다에시(이슬람국가·IS)를 알게 돼 가담했다”고 밝혔다. 정보부는 “보즈로프는 최근 수개월간 튀르키예로 떠나 이란 서부와 동부 국경에 있는 밀수꾼들의 도움으로 아프가니스탄 동북부 바다흐샨에 가서 다에시 기지에서 두달간 교리 학습과 훈련을 받은 뒤 이란으로 입국해 다른 테러범들과 합류했다”고 밝혔다. 보즈로프는 사건 당일 솔레이마니의 묘지 근처의 보안이 심해서, 감시가 덜한 지점에서 폭발물을 터뜨렸다는 것이다.
이란은 이 사건이 발생하자마자, 이스라엘의 소행으로 규정하고 보복을 다짐했다. 하지만, 다음날 이슬람국가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혔다. 이란은 주요 용의자 중 하나가 이스라엘 국적을 가졌다고 발표함으로써, 이 사건에 대한 이스라엘의 연관성을 다시 시사한 것이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