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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아시아 르네상스’ 이룰 힘은 ‘연대’

등록 2006-04-26 21:05수정 2006-04-27 09:21

운전수는 아시아인들, 유럽은 승객일뿐
상호 이해 위해선 일본 잘못 일깨워야
[이사람] 한국 온 키쇼 마흐부바니 이광요 대학원장

“21세기 아시아 시대를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아시아 네트워킹을 형성하는 게 중요합니다.”

싱가포르 국립대 ‘이광요 공공정책대학원’ 키쇼 마흐부바니 원장은 기자를 만나자마자 아시아 연대를 강조했다. 그는 “많은 경제학자와 미래학자들이 예측하고 있듯이 21세기에는 중국 일본 인도 한국 등 아시아 국가들이 세계의 중심이 될 것”이라며 “그런데도 아시아 각국은 지금 미국이나 유럽 등 아시아 바깥 나라들과 사귀는 데만 열심이지 정작 아시아 이웃나라와의 관계는 등한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시아가 아직 19세기식 사고방식에 젖어 있기 때문이라고 그는 진단했다. 유럽 등 외부세계가 아시아라는 버스를 운전하고 아시아인은 단지 승객에 머물던 시절의 사고방식을 완전히 버리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21세기는 1천년 전 찬란히 꽃피웠던 아시아 문화가 다시 르네상스를 맞는 시대”라며 “아시아인들이 거기에 걸맞은 문화적 자존과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마흐부바니 원장은 국제교류재단 초청으로 22일 7박8일 일정으로 방한해 학계 인사를 만나는 등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이광요 공공정책대학원은 아시아 네트워킹의 축이 되는 것을 목표로 2004년 문을 열었으며, 그가 초대 원장을 맡고 있다. 아시아 각국 유학생 중 한국 학생은 아직 한두명에 불과하다고 한다.

아시아 연대론자답게 그는 아직도 불확실하고 불안정한 사회로 아시아가 남아있는 것을 매우 부끄러워해 했다. “유럽은 과거 수백년 서로 싸웠지만 20세기 후반부터 서로 합심해 지금은 전쟁 가능성이 0%인 가장 안정된 사회가 됐다. 그러나 아시아는 아직도 불안하다. 슬픈 일이다.”

그는 “아시아의 안정을 위해서는 정부뿐 아니라 민간 차원에서도 상호이해를 넓히는 게 관건”이라고 했다. 그는 “이를 위해서는 과거를 알아야 하는데 그런 면에서 일본은 국민들에게 제국주의시대의 잘못을 바로 가르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흐부바니 원장은 최근 〈프로스펙트 매거진〉과 〈포린 폴리시〉가 선정한 세계 100대 공공정책학 지성인에 포함됐다. 1985년부터 두차례 유엔주재 대사, 2001년도 유엔안보리 의장을 역임해 국제외교에도 밝다. 24일에는 반기문 외교부장관을 면담했다. “아시아는 중국 한국 일본이 전부가 아니다. 동북아 국가들이 동남아 등 아시아 다른 지역으로도 시야를 넓혀야 한다”는 말에서는 국제적인 안목이 엿보였다. “인도는 떠오르는 강국일 뿐 아니라 인도와 파키스탄 등은 정치사회적으로 높은 안정성을 달성했다”며 “인종과 종교가 복잡해 유럽의 발칸반도로 불렸던 이 지역이 어떻게 이렇게 변했는지 동북아 국가들이 배울 것이 많다”고 했다.


글/김종철 논설위원 phillkim@hani.co.kr

사진/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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