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15일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북핵 문제 해결이 가장 중요하며, 인권 등 다른 문제는 핵문제와 별도로 다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아난 총장은 이날 오후 서울 외교통상부 청사에서 반기문 외교부 장관과 회담한 뒤 연 공동기자회견에서 “6자회담 참가국들은 지금의 정체상태를 견뎌내고 회담 재개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며 이렇게 강조했다. 아난 총장은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등을 둘러싼 한-중-일 3국의 갈등에 대해, “일반적 원칙으로서 역사엔 진실되게 접근해야 한다”며 “역사는 과거의 기록이자 후세가 배울 기회이고, 불행한 과거는 되풀이해선 안 되는 만큼 모든 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역사관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럽은 전쟁을 겪었지만 지금 25개국이 통일 유럽을 향한 걸음을 내딛고 있다”며 “다른 지역의 경험을 모델로 삼으라고 조언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란 핵문제와 관련해 “평화적 해결만이 모든 이들에게 이익”이라며 “앞으로 며칠 사이에 새로운 해법의 윤곽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아난 총장은 이날 오전 서울대 문화관에서 이뤄진 특강에서 ‘유엔 인권이사회 초대 이사국에 자격이 없는 나라가 뽑혔다는 지적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나라마다 민주화 과정이 다르고, 세상에 인권 문제가 없는 나라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임기 중 가장 힘들었던 일’로 “이라크 전쟁을 막지 못했던 것”을 꼽았다. 아난 총장은 차기 유엔 사무총장 선출시기에 대해 “10월이면 결과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난 총장은 16일 청와대로 노무현 대통령을 예방하고 용산 국립박물관을 둘러본 뒤 이날 저녁 일본으로 떠날 예정이다. 이제훈 이재명 기자 nomad@hani.co.kr사진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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