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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오바마, 노벨평화상 수상

등록 2009-10-09 21:06수정 2009-10-10 02:11

노벨위원회 “국제 사회 협력 강화 노력”
미국 첫 흑인 대통령 상징성 감안한 듯
“오우!”

9일 낮 12시(현지시각), 노르웨이 노벨위원회의 토르비에른 야글란 심사위원장의 발표에, 순간 기자들 사이에서 탄성이 터져나왔다. 1901년 시작된 노벨평화상 수상 발표 가운데 아마도 세계를 가장 놀라게 한 발표일 것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올해의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이날 “국제외교와 사람들간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그가 벌인 특별한 노력”을 이유로 오바마를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전세계의 큰 기대를 안고 취임했다곤 하나, 취임한 지 1년도 안 된 오바마 대통령의 수상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다.

노벨위원회는 그의 ‘비전’에 무게를 실었다. 선정 이유에 대해 위원회는 “핵무기 없는 세계라는 그의 비전과 노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국제정치에 새로운 바람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또 “오바마만큼 전세계의 관심을 모으며 사람들에게 좀더 나은 미래의 희망을 준 인물도 극히 드물다”고 덧붙였다. 냉전 붕괴 이후 진행되던 미국의 단일패권주의라는 국제질서를 되돌려놓고 있는 오바마의 ‘존재’ 자체에 큰 힘을 실어준 것이다.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라는 상징적 의미가 전세계인들에게 주는 ‘희망’도 크게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오바마는 올해 들어 핵무기 없는 세상이란 ‘담대한’이상을 제시하며 핵 군축을 위해 노력하는 한편, 교착상태에 빠진 중동평화회담 재개, 이슬람 세계와의 화해, 전지구적 기후변화 대응 등을 추구해왔다. 이날 수상에 대해 오바마는 “이 상은 행동을 촉구하는, 21세기의 도전에 모든 국가들이 맞설 것을 요청하는 뜻으로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미국 현직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은 1906년 시어도어 루스벨트 전 대통령과 1919년 우드로 윌슨 전 대통령에 이어 세번째다.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은 퇴임 뒤인 2002년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오바마는 2008년 미국 대선에서 “예스 위 캔” 돌풍을 일으키며 전세계에 ‘달라지는 미국’의 모습과 함께 그의 이름을 각인시켰다. 노벨위원회는 이번 상으로 ‘평등하고 평화로운 세계의 실현’이란 큰 짐을 오바마에게 얹어준 셈이다. <뉴욕타임스> 등은 이번 수상이 아프가니스탄 전쟁과 이란·북한 핵 사태 등으로 고전하는 그의 외교정책에 적잖은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벨평화상 수상자에게는 1000만크로네(약 16억8000만원)를 상금으로 주며, 시상식은 오는 12월10일 노르웨이의 오슬로에서 열린다. 김영희 기자 d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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