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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사마란치 ‘올림픽 인생’ 막내리다

등록 2010-04-21 21:41수정 2010-04-22 08:17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명예위원장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명예위원장
21년간 IOC위원장 재직…심장 이상으로 타계
“올림픽 성장 1등공신” “상업화 주역” 이중평가




올림픽을 세계 스포츠계의 중심으로 키워놓은 동시에 국제 스포츠계의 ‘독재자’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던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명예위원장이 21일(현지시각) 숨졌다. 향년 89.

지난 18일 갑작스런 심장 이상으로 스페인 바르셀로나 키론병원에 입원했던 그는 입원 직후 쇼크 상태에 빠진 뒤 회복하지 못하고 이날 오후 숨졌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스페인 태생의 사마란치 위원장은 1980년부터 2001년 자신이 민 자크 로게 현 위원장에게 자리를 넘길 때까지 21년간 재직하며 국제 스포츠계를 좌우해왔다. 위원회 창설자인 피에르 드쿠베르탱의 29년 위원장 재임에 이어 두번째로 긴 기간이었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겐 1988년 올림픽 개최지로 ‘서울, 코레아’를 발표하던 그의 모습이 크게 남아 있다. 로게 위원장은 이날 “어떤 말로도 올림픽 가족들의 절망감을 표현할 수 없다”며 “그는 올림픽 경기의 현대사를 지어올린 인물”이라고 추모했다.

스페인의 주러시아 대사 출신으로 별로 이름없던 그가 1980년 7대 위원장으로 당선될 때만 해도 올림픽은 테러리즘과 동서 진영으로 나뉜 국가들의 보이콧에 휩싸여 있었고 경제적으론 거의 파산 상태였다. 그는 올림픽을 전세계의 가장 사랑받는 국제 스포츠행사로 자리잡게 했고 수십억달러의 민간 자금을 끌어모을 정도로 급성장시킨 공로자로 평가받는다. 작은 체구에 대중 앞에 나서길 꺼리는 성격이었지만, “사마란치는 자주 분쟁이 많은 위원회 안에서 가차 없이 자신의 뜻을 관철시켰다”고 <에이피>(AP) 통신은 전했다.

그의 인생의 가장 큰 굴욕은 1999년 터진 위원회의 솔트레이크시티 뇌물 스캔들일 것이다. 2002년 겨울올림픽 유치를 앞두고 100만달러 이상이 위원들에게 건네졌다는 사실이 폭로되며 위원 6명이 퇴출되고 4명은 사임했다. 사마란치는 99년 위원회 위원장으로선 처음으로 미국 의회에 증인으로 서야 했다. 그에게 ‘부패 이미지’가 본격적으로 붙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다. 또 프랑코 독재정권 시절 공직자로 일한 데 대한 비판과 올림픽을 지나치게 상업화한 주역이라는 비난도 받았는데, 그는 “이런 논란이 나를 21년 동안 위원장 자리에 있게 한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퇴임 이후 종신 명예위원장으로 추대돼 계속 국제올림픽위 회의에 참석해왔던 사마란치는 여전히 막후에서 영향력을 발휘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2000년대 몇차례 입원하고, 지난 2월 밴쿠버에서 열린 위원회 회의엔 창백한 표정으로 부축을 받고 등장하긴 했지만, 지난주 로잔에 출장을 가고 18일 아침까지도 운동을 하는 등 최근까지 왕성한 활동을 벌여왔다.


김영희 기자 d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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