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20년간 복역했던 파나마의 전 독재자 다니엘 노리에가(76)가 다시 프랑스의 감옥에 7년 동안 갇히게 됐다. 프랑스 파리 법원은 7일 노리에가가 1980년대 프랑스에서 마약자금을 돈세탁한 혐의로 7년형을 선고하고, 동결돼 있던 그의 계좌에 있는 289만달러의 압수를 명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 등이 전했다.
파나마 비밀경찰국장 등을 지내며 미국과 결탁해 81~89년 대통령까지 올랐던 그는 89년 파나마를 침공한 미군에 의해 압송돼 미국 감옥에 수감됐다. 마약밀매와 돈세탁 혐의가 따라붙었지만, 파나마운하 운영을 둘러싼 갈등 등 미국의 심기를 건드린 것이 그 배경이었다. 미국은 지난 4월 다시 프랑스에서 재판을 받도록 그의 신병을 프랑스로 인도했다. 노리에가는 이번 재판 과정에서 80년대 니카라과의 좌파 산디니스타 정권을 축출하려는 미국의 계획에 협조를 거부하며 자신과 미국의 관계가 어긋나기 시작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변호인들은 70대에 건강이 극히 악화된 그가 다시 감옥에 갇힌다면 숨질 수도 있다며 이날 선고가 “너무 지독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영희 기자 d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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