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국제일반

[이사람] “악화된 분쟁…적십자 깃발도 안전보장 못해”

등록 2013-03-18 19:50수정 2013-03-19 08:23

피에르 크레엔뷜(47)
피에르 크레엔뷜(47)
국제적십자위 150돌 맞아 서울 온 피에르 크레엔뷜 사업국장
올해 의료진 보호활동 최우선
외과수술 노하우 북한에 전수
정부와 서울사무소 설치 논의
“냉전 이후 세계의 분쟁지역은 예측 불허가 됐다. 국제적십자위원회 깃발만으로 안전이 보장되던 시대는 끝났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인도주의 단체인 국제적십자위원회(ICRC)의 설립 150돌을 맞아 지난주 피에르 크레엔뷜(47·사진·스위스) 사업총괄국장이 방한했다. 그는 13일 <한겨레> 인터뷰에서 세계 80여곳 1만1000명 직원들의 안전에 대한 우려를 전하고, 한국 사회의 관심과 지원 확대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국제적십자위는 올해 분쟁지역에 파견된 의료진의 안전보장에 대한 홍보 활동을 최우선 목표로 하고 있다. 그는 “전장에서는 시민과 부상자는 물론이고 의료진의 안전도 보호받아야 한다. 그런데 의료진까지 공격 목표가 되는 사례가 많다”고 전했다. 의료진 앞에서 환자들이 처형당하고, 아예 의료진이 납치·살해당하는 일도 늘고 있다는 것이다.

크레엔뷜 국장은 특히 바샤르 아사드 정부군과 반군의 내전이 2년 넘게 지속되고 있는 시리아의 상황을 가장 우려했다. 그는 “시리아는 대도시 안에서 전투가 벌어져 피해 규모가 크고, 병원도 안전지대가 아니다. 해결 전망도 어둡다”며 피난민 지원과 의료 활동의 긴박함을 전했다.

달라진 분쟁 양상도 인도주의 단체들의 활동 여건을 악화시키고 있다. “냉전 때와 달리 요즘은 이념보다는 내전이 많고, 콩고와 아프가니스탄처럼 군사조직이 50여개나 난립해 예측이 힘든 전장도 많다.” 그는 이 때문에 “인도주의 단체가 분쟁 당사자들에게 유용하다는 걸 증명해야 하고, 현지에서 많은 네트워크를 구성해야 한다”고 어려움을 전했다.

‘중립’은 분쟁지역 활동에서 필수다. 국제적십자위는 창립 때부터 정치·종교적으로 중립적인 단체를 표방해왔다. 정치적인 문제에 대한 논평도 하지 않는다. 2002년부터 북한에서도 장애인과 사지절단 부상자를 돕는 정형외과 서비스를 지원하고 평남 평성 등 3곳에 병원을 짓기도 했다. 크레엔뷜 국장은 “아프간 등지에서 쌓은 외과수술 노하우를 북한에 전해주고 있다. 앞으로 단계적으로 지원을 확대할 것”이라고 했지만 북한의 현재 상황이나 한반도 긴장과 관련된 발언은 삼갔다.

그는 2002년 사업총괄국장이 된 이후 세번째로 한국을 찾았다. “한국 사회와 정부의 관심과 약속이 늘고 연대 표현도 많아지고 있음을 실감한다”는 그는 정부만큼 여론의 도움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내에도 도울 사람이 많은데 국외까지 지원해야 하느냐는 여론이 많다. 균형을 잘 잡아야 하고 그래야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책임을 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제적십자위는 현재 한국 정부와 서울사무소 설치를 논의하고 있다. 또 150돌 기념으로 올해 <한겨레>와 함께 분쟁지역 실상과 인도주의 활동을 전하는 공동기획도 진행할 예정이다.

글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사진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박 대통령, 정부조직법 바꿔 MB 지우기?
미란다원칙 어기고 연행뒤 음주측정은 무효
신제윤 “금융기관장 필요하면 교체 건의”…강만수·이팔성·어윤대 겨냥?
회장님 욕심 때문에…롯데관광개발, 결국 법정관리 신청
“서울대 총장님, 지금 실수하시는 겁니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미국, 바이든 임기 열흘 남기고 우크라에 5억 달러 추가 지원 1.

미국, 바이든 임기 열흘 남기고 우크라에 5억 달러 추가 지원

시속 160㎞ 강풍에 LA 산불 ‘통제 불능’…15만명 대피령 2.

시속 160㎞ 강풍에 LA 산불 ‘통제 불능’…15만명 대피령

시속 80㎞ ‘샌타 애나’ 올라탄 LA 산불, 5명 사망 150만명 단전 3.

시속 80㎞ ‘샌타 애나’ 올라탄 LA 산불, 5명 사망 150만명 단전

“150년 만에 가장 건조”…LA 외곽 덮친 ‘전례 없는’ 화재 4.

“150년 만에 가장 건조”…LA 외곽 덮친 ‘전례 없는’ 화재

우크라이나 설원, 시리아 사막, 그리고 한반도 [정의길의 세계, 그리고] 5.

우크라이나 설원, 시리아 사막, 그리고 한반도 [정의길의 세계, 그리고]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