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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유리천장 깨겠다” 그후 8년…여성대통령 첫 관문 넘었다

등록 2016-06-07 19:32수정 2016-06-08 13:19

퍼스트레이디·상원의원·장관
가장 준비된 후보 꼽혀

클린턴 “내게 투표한 많은분들
여성대통령 갖겠다는 신념”
“우리가 이번에는 가장 높고 가장 단단한 유리천장을 부술 수 없었지만, 1800만개(클린턴 지지자들)의 균열을 냈습니다. 그리고 다음에는 좀더 쉬운 길이 될 것이라는 희망과 확신으로 채워지고 있습니다.”

2008년 6월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버락 오바마한테 패한 뒤 ‘유리천장’(눈에 보이지 않는 여성에 대한 사회적 장벽)에 대한 회한과 희망을 설파했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6일(현지시각) 미국 240년 역사상 처음으로 주요 정당의 첫 여성 대선후보로 사실상 확정됐다. 클린턴은 “언젠가 여성이 백악관에 입성하는 날이 올 것”이라는 8년 전 자신의 예언을 그 스스로 현실로 만들어가고 있다.

클린턴은 7일 경선이 예정된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등에서 유세를 하면서 “나의 지지자들은 열정적이었고 전념을 다해 뛰었다”며 “나를 지지하는 많은 이유들 중 하나는 이 나라와 우리가 지지하는 것들에 대해 위대하고 역사적인 이야기를 해주는 ‘여성 대통령’을 갖겠다는 신념이었다”고 말했다.

클린턴은 줄곧 미국의 첫 여성 대통령 후보 1순위로 꼽혀왔고 스스로 정치적 야망을 숨기지 않았다. 웰즐리대학 행정대 회장이었을 땐 동기 여학생들을 향해 “우리가 지도력과 힘을 발휘할 시대가 반드시 올 것”이라고 외쳤다. 남편 빌 클린턴이 대통령이 된 뒤에는 전미 헬스케어 티에프 팀장을 맡았다. 2000년 11월 뉴욕시 여성 상원의원에 출마해 당선됐고, 2008년 대선 경선 패배 뒤 오바마 행정부의 국무장관직을 수락했다.

클린턴은 커리어를 놓고 보면 가장 ‘준비된 후보’라는 걸 누구도 부인하기 어렵다. 그런데도 부동산 개발업자 출신인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는 지난 4월 클린턴을 향해 “힐러리 클린턴이 남자였다면 5%도 득표하지 못했을 것이다. 클린턴이 가진 것은 ‘여성 카드’뿐”이라고 폄훼했다.

그만큼 미국에서도 ‘성별’은 ‘인종’을 능가할 정도로 정치뿐 아니라 모든 삶의 영역에서 구속력 강한 조건 가운데 하나다. 미 국립 여성사 박물관은 “미국이 여성의 참정권을 인정하기 전에 이미 26개국이 여성한테 참정권을 줬다”고 지적했다. 흑인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1972년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로 출마했던 셜리 치점 당시 하원의원은 훗날 “내가 의회 선거에 출마할 때나 대선에 출마할 때, 흑인이란 사실보다 여성이라는 사실로 더 차별을 겪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미국의 정치·사회적 분위기는 2008년에 비해 훨씬 여성 대통령에 우호적인 분위기로 바뀌었다. 클린턴이 대통령이 되기까지는 여전히 거쳐야 할 관문이 많지만, 대통령이 된다면 여성의 권리 옹호에서 진일보한 정책을 실현할 가능성이 꽤 있어 보인다. 클린턴은 정치적 상황에 따라 동성결혼·총기규제·최저임금 등 현안에 대한 입장을 수시로 바꿔왔다. 그러나 여성의 권리 옹호만큼은 ‘변신’하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퍼스트레이디 시절에는 사법부에 여성폭행방지사무소를 설치하는 데 기여하는 등 적잖은 성과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디스팩트 시즌3 #5_언론은 왜 성폭력 가해자 시각에 복무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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