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세계대전 종전의 기쁨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사진 ‘수병과 간호사의 키스'(사진)의 여주인공 그레타 짐머 프리드먼이 지난 8일(현지시각) 버니지아주 리치몬드의 한 병원에서 숨졌다. 뉴욕/AP 연합뉴스
제2차 세계대전 종전의 기쁨을 상징하는 대표적 사진인 ‘수병과 간호사의 키스'의 여주인공 그레타 짐머 프리드먼이 지난 8일(현지시각) 세상을 떠났다고 <에이피>(AP) 통신 등이 10일 보도했다. 프리드먼은 미국 버니지아주 리치몬드의 한 병원에서 폐렴 등 합병증으로 숨졌다. 향년 92살.
프리드먼은 일본이 항복을 선언한 1945년 8월14일 뉴욕 타임스스퀘어에서 각각 해군과 간호사 복장을 한 남성과 여성이 끌어안고 키스하는 모습의 사진 속 여주인공이다. 앨프리드 아이젠스타트가 촬영한 사진은 미국 잡지 <라이프>에 실리면서 역사 속 장면으로 남았다. 당시 이들이 누구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그동안 자신이 사진 속 주인공이라는 인물이 남자 11명, 여자 3명이 나타났지만, 최종적으로 조지 멘도사와 프리드먼 커플로 확인됐다. 프리드먼은 당시에는 이 사진을 못 봤다가 1960년대에 이 사진을 접하고 <라이프>에 편지를 보내 자신이라는 사실을 알렸다.
사진이 찍힐 당시 둘은 서로 전혀 모르던 사이였다. 당시 21살로 치위생사로 일하고 있던 프리드먼은 직장 근처 타임스퀘어의 전승기념행사에 나갔는데, “갑자기 한 해병이 나를 와락 껴안았다. 그때 나는 키스가 뭔지도 몰랐다. 다만 그는 전쟁이 끝나 복무지인 태평양으로 돌아가지 않아도 돼 기뻐하는 것 같았다”고 당시 상황을 말했다. 사진 속 로맨틱한 분위기와 달리 둘은 단 한 번의 키스 후 헤어져 서로를 모른 채 평생 살았다. 나중에 이런 사실이 전해지면서 “현대적 관점에선 성폭행”이라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에 대해 아들 조슈아는 10일 <뉴욕타임스>를 통해 “어머니는 그런 논란도 잘 알고 있었지만, 그 사진에 대해 부끄러워하지 않았고, 그 사진을 그런 식으로 여기지 않았다”고 말했다. <에이피>(AP) 통신은 “당시 멘도사는 실제로 간호사인 리타 페트리와 사귀고 있었고 이후 그녀와 결혼도 했다”며 “사진에는 웃고 있는 페트리의 모습도 배경으로 찍혔다”고 설명했다.
오스트리아의 유대인 가정 출신인 프리드먼은 부모에 의해 1939년 나치를 피해 미국으로 보내졌고, 부모들은 홀로코스트 과정에서 숨졌다. 그는 이후 1956년 미군 과학자인 미샤 프리드먼과 결혼해 1남1녀를 뒀다. 그는 1998년 먼저 세상을 떠나 웰링턴 국립묘지에 묻힌 남편 옆에 안장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권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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