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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어떤 뉴스를 내보낼지는 사용자 데이터에 따른다”

등록 2016-10-06 17:03수정 2016-10-06 20:56

[인터뷰] 맨디 젱킨스 ‘스토리풀’ 편집국장
SNS 자료 바탕으로 뉴스 만들어
연간 8억~9억건 대형 언론에 제공
페이스북·유튜브와 제휴로 급성장
지난해 1월 한 남자아이가 러시아 스파이 2명의 총살을 집행하는 동영상 장면을 이슬람국가(IS)가 공개했다. 진위에 대한 의문이 일었을 때, 많은 언론사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뉴스통신사인 ‘스토리풀’(Storyful)의 분석을 인용했다. 지난 2013년 보스턴 마라톤 폭탄 테러를 가장 먼저 세상에 알린 것은 현장에 있던 사람들의 트위터와 페이스북였고, 스토리풀은 이를 검증해 <뉴욕 타임스> 등에 속보로 가장 먼저 제공했다.

지난 2010년 설립된 스토리풀은 페이스북, 트위터, 유투브, 인스타그램 등 각종 에스엔에스(SNS) 등에 올라온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진위 여부를 검증한 뒤, <로이터>, <뉴욕 타임스>, <시엔엔>(CNN) 등 대형 언론사에 제공하는 새로운 형태의 뉴스통신사다. 소속 기자들의 기사를 보내는 기존 통신사들과 달리, 누가 올렸는지 알 수 없는 수많은 실시간 정보들을 확인하고 검증한 뒤, 편집해서 내보내는 ‘큐레이션’ 서비스를 제공한다. <한겨레>는 지난달 17일(현지시각) 미국 덴버에서 열린 국제온라인뉴스협회(ONA) 콘퍼런스에서 스토리풀 총괄 편집국장을 맡고 있는 맨디 젠킨스를 만나 인터뷰를 했다.

스토리풀. 누리집 갈무리
스토리풀. 누리집 갈무리

-스토리풀은 짧은 시간에 급속도로 성장했다. 그 이유가 뭐라고 보나?

“스토리풀은 편집과 기술 파트가 매우 긴밀하게 움직인다. 우리의 성공 비결이다. 또 언제든 (미디어) 산업이 필요로 하는 것을 따라잡을 수 있을만큼 변화에 가볍고 민첩하다. 스토리풀은 페이스북, 유투브와 제휴해 2014년 ‘페이스북 뉴스와이어’, 2015년 ‘유투브 뉴스와이어’를 각각 출범시켰다. 페이스북과 유투브에 올라오는 텍스트, 영상들 가운데 뉴스가 될만한 것을 발견해, 검증을 거쳐 새롭게 큐레이션해 내보냈다. 이를 통해 스토리풀은 더욱 성장할 수 있었다.”

-많은 미디어가 페이스북과 유투브의 ‘침공’을 두려워한다. 이미 그들은 미디어시장을 장악했다. 스토리풀의 페이스북·유투브와의 제휴는 호랑이에 날개를 단 격 아닌가? 또 뉴스를 스낵처럼 너무 가볍게 만드는 건 아닌가?

“소셜 플랫폼은 이미 사용자들이 뉴스에 동참하고 전파하는 공간으로 출현했다. 흥미 위주의 뉴스도 많지만, 점점 사회적 이슈를 다루는 게 많아지는 추세다. 사용자들이 어떤 뉴스를 더 많이 읽고, 공유하고, 중요하다고 판단하는지 등의 데이타를 계속 축적하고 있다. 우리가 어떤 뉴스를 내보낼건가 결정하는 것도 이런 데이타에 의존하고 있다.”

-뉴스는 어디에나 있고, 현장에는 그 상황을 에스엔에스 등으로 전송할 수 있는 사람이 언제나 있다. 그렇다면 전통 미디어의 전문적 직업인으로서의 기자의 역할은 뭔가?

“현시대에 전통적 의미의 기자의 역할은 뉴스환경 체계에서 핵심이다. 기자들은 자칫 묻힐 지도 모르는 기사거리들을 세상으로 끄집어내고, 검증하고, 그 기사가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지 깨닫게 해준다. 에스엔에스의 비디오, 사진 등은 세상의 이야기를 전해준다. 하지만 종종 전체 그림을 보여주지 못한다. (스토리풀) 기자들의 역할이 여기에 있다. 다른 말을 하자면, 내가 신문사에서 일할 때, 많은 이들이 미디어업계의 쇠퇴를 이야기하며 이제 언론은 죽었다며, ‘좀비 저널리즘’이라고 스스로를 불렀다. 하지만 거꾸로 보면, 좀비란 죽었다가 다시 일어나 움직이는 존재 아닌가. 인터넷의 발달로 ‘좀비’는 다시 움직일 수 있게 됐다. 결국 저널리즘도 죽지 않은 것이다.”

-기자들은 자신이 스스로 취재해 기사를 쓰기 원하지, 떠도는 이야기들을 모은 큐레이션 기사를 쓰는 것을 원치 않는 경향이 있다. 기자와 뉴스큐레이터를 분리해야 하느냐?

“한국 상황은 잘 모르겠다. 그러나 미국에선 많은 뉴스룸들이 전통적 의미의 기자들과 뉴스큐레이터들이 역할을 번갈아가며 맡기도 한다. 내가 허핑턴포스트에서 일할 때, 함께 일했던 스탭들은 큐레이션과 전통적 의미의 기사작성(오리지널 리포팅)을 둘다 했다. 그리고 스토리풀 편집국 인원 대부분이 <로이터> 통신 등 기존 미디어에서 오랜 경험을 쌓은 전문적 기자들이 대부분이다.”

지난 2월 <스토리풀> 멤버들이 모처럼 한 자리에 모였다. 사진 뒷줄 뒤에서 둘째줄, 오른쪽에서 두번째가 젠킨스다.
지난 2월 <스토리풀> 멤버들이 모처럼 한 자리에 모였다. 사진 뒷줄 뒤에서 둘째줄, 오른쪽에서 두번째가 젠킨스다.
-스토리풀에는 몇 명이 일하느냐?

“편집파트에 모두 40명이 있다. 본부는 아일랜드 더블린에 있지만, 30%만 거기에서 일하고, (편집총괄인) 나는 뉴욕에 있다. 이외에 시드니, 홍콩 등에도 편집국이 있다. 6개의 타임존에 걸쳐 편집국이 있기 때문에 하루 24시간, 주 7일, ‘해가 지지않는 편집국’이다.”

-스토리풀의 향후 계획은? 한국 진출 계획은?

“우리는 기술파트의 발전과 혁신에 주력하고 있다. 소셜미디어의 뉴스를 더 빠르고 쉽게 발굴·검색하고, 더 많은 지역의 뉴스를 커버하려 한다. 아쉽게도 현재 한국 브랜치 설립 계획은 아직 없다. 하지만 앞으로 아시아시장이 점점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이에 대비하려 한다.”

미국 오하이오 출신인 젠킨스는 <신시내티 인콰이어러>, <티비디>(TBD), <허핑턴포스트> 등에서 소셜미디어 에디터, 소셜뉴스 에디터 등을 거쳐 2014년부터 스토리풀에서 일하고 있다.

덴버/권태호 기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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