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장 반납 이유는…” 존 레넌, 영국 여왕에게 보낸 편지

엘리자베스2세에게 보낸 편지 초안 발견
“나이지리아 내전·베트남 전쟁 개입 반대”

존 레넌이 대영제국훈장 반납을 위해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에게 보내려는 편지 초안. 말미에 레넌의 자필 서명이 있다. <시엔엔>(CNN) 누리집 갈무리.

영국의 전설적인 그룹 ‘비틀스’(Beatles)의 존 레넌(1940~1980)이 대영제국훈장(MBE)을 반납하기 위해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에게 보낸 편지의 초안이 발견됐다.

28일(현지시각) 미국 <시엔엔>(CNN) 방송 등에 따르면, 이름을 밝히지 않은 영국의 한 남성이 중고 음반시장에서 구입한 비틀스의 한 앨범에서 레넌의 편지 초안을 발견해 간직하고 있다가, 지난 26일 영국 리버풀에서 열린 비틀스 박물관 ‘비틀스 스토리’ 전시회 ‘특별 수집품의 날’ 행사에서 공개했다. 이 남성은 20년 전 10파운드(약 1만3800원)를 주고 음반을 구입했다가 음반 속에 있는 이 편지를 발견했다고 전했다.

4명의 비틀스 멤버들은 1965년 10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으로부터 대영제국훈장을 받았다. 대영제국훈장은 국가에 큰 공로가 있는 이들에게 주는 훈장으로, 주로 전쟁영웅 등이 받았으며, 대중가수로는 처음 이 MBE를 받았다. 그러나 레넌은 4년 뒤인 1969년 11월 훈장을 반납했다.

공개된 편지 초안에서 레넌은 반납 이유로, “나이지리아-비아프라 내전에 영국이 개입한 것과 베트남 전쟁에서 영국이 미국을 지원한 것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훈장을 반납합니다”라고 적었다. 레넌은 편지 끝에 ‘사랑을 담아, 존 레넌의 포대’(John Lennon of Bag)라고 쓰고, 자필 서명을 붙였다.

레넌은 이 초안을 바탕으로 편지를 새로 써 여왕에게 보낸 것으로 추정됐다. 이 편지 초안의 감정가는 6만파운드(약 8247만원)에 이른다.

권태호 기자 [e-mail]